[최명희 문학관과 함께하는 어린이시 읽기] 아빠

박우경 진안초 6학년

아빠가

집에 잘 안 온다.

아빠는

산에 산다.

아빠가

다칠까 사고 날까

걱정된다.

아빠는 거기에

모노레일도 만들고

연못도 만들고

게르도 만들고

캠핑카도 놓고

염소도 키우고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운다.

아빠는 가끔

집에 오지만

빨랫감만 놓고 간다.

아빠가 집에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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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의 빈자리가 크고 넓다. 그걸 아쉬워하는 것만 한 동심이 또 있을까. 집에 없는 아빠를 염려하는 만큼 아이는 뼘 단위로 자라리. 가족을 위해 가족을 떠나야 하는 아빠의 뒷모습, 그런 삶의 역설을 어리다고 헤아리지 못할까만, 간절하고 보고픈 마음을 담금질하면서 아이는 김장배추처럼 속살을 단단하게 채워 가리라. -송준호 (소설가·우석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