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집에 잘 안 온다.
아빠는
산에 산다.
아빠가
다칠까 사고 날까
걱정된다.
아빠는 거기에
모노레일도 만들고
연못도 만들고
게르도 만들고
캠핑카도 놓고
염소도 키우고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운다.
아빠는 가끔
집에 오지만
빨랫감만 놓고 간다.
아빠가 집에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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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의 빈자리가 크고 넓다. 그걸 아쉬워하는 것만 한 동심이 또 있을까. 집에 없는 아빠를 염려하는 만큼 아이는 뼘 단위로 자라리. 가족을 위해 가족을 떠나야 하는 아빠의 뒷모습, 그런 삶의 역설을 어리다고 헤아리지 못할까만, 간절하고 보고픈 마음을 담금질하면서 아이는 김장배추처럼 속살을 단단하게 채워 가리라. -송준호 (소설가·우석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