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에 취약한 학교 건축물 이대로 놔둘텐가

학교 화재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지만 전북지역의 일부 초중고들이 여전히 화재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거나 화재시 유독가스를 내뿜는 드라이비트를 건물 외벽 마감재로 사용한 건축물이 수두룩하다.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사립유치원과 국립 초등학교, 국립 고등학교를 제외한 도내 792개 유초중고 중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학교는 10.7%인 85곳에 불과했다. 유치원 20곳 중 15곳, 초등학교 422곳 중 22곳, 중학교 209곳 중 20곳, 고등학교 131곳 중 26곳, 특수학교 10곳 중 2곳만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다.

스프링클러 설치율이 낮은 이유는 학교 등 교육연구시설의 경우 바닥면적이 1000㎡, 4층 이상의 층에만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 사항일뿐 그 이하인 경우엔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화재에 취약하고 연소 시 유독가스를 발생시키는 ‘드라이비트’를 사용해 시공한 학교 건축물이 모두 67곳에 이른다. 이는 교사동, 생활관, 체육관 등 건물 전체를 드라이비트로 시공한 건물 수다. 부분적으로 드라이비트 자재를 사용한 건물까지 포함하면 훨씬 늘어날 것이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서울 은평구 은명초등학교 화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방당국은 은명초의 화재가 삽시간에 확대되고 대량의 연기가 발생한 이유는 학교 외벽의 가연성 소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건물 외벽 마감재인 ‘드라이비트’에 불이 붙어 단 3분만에 5층 건물을 몽땅 태웠다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과 건설시간 단축, 단열효과 때문에 드라이비트를 많이 사용하지만, 불이 붙으면 번지는 속도가 빠르고 많은 유독가스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많은 인명 및 재산피해를 발생시키는 단점이 있다.

학교는 어린이와 청소년 등 다중이 생활하는 밀집된 공간이다. 다른 어느 시설보다도 화재와 안전에 관한 관련법을 강화하는 것이 당연하다. 모든 학교시설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고, 드라이비트 교체사업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전북교육청은 예산 탓, 제도 탓만 되뇌여서는 안된다. 서울시교육청이 은명초 화재를 계기로 학교건물 외벽 마감재나 필로티 구조 천장재 등을 불에 강한 자재로 교체키로 한 방침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아울러 소방시설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화재발생에 대한 안전대책도 강화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