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은 오랫동안 눈먼 돈처럼 여겨졌다. 먼저 보는게 임자라는 인식이 팽패했고, 과다 계상 등 변태경리는 관행처럼 굳어졌다. 이를 근절하기 위해 요즘엔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에서도 보조금 집행에 대해 꼼꼼히 들여다보고 만일 누수가 있을경우 고발조치를 하는 등 반드시 책임을 묻고있다.
그런데 정읍 중소유통공동구매물류센터(이하 정읍물류센터)가 보조금 반환문제를 두고 정읍시와 법정다툼을 벌이는 등 시끄럽다. 단순히 민사소송을 벌이는데 그치지 않고 자칫하면 운영 중단으로 인해 정읍, 고창 등 도내 서남권 영세 슈퍼마켓 300여 개가 피해를 입을 위기에 직면했다고 하니 답답하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될때까지 과연 관련 부서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읍물류센터는 골목가게의 물류유통을 지원하기 위한 거점센터로 국비, 지방비 등 총사업비 23억3800만원을 들여 2011년말 신축했다. 당시 정읍슈퍼마켓조합이 보조금을 지원받아 ‘정읍물류센터’를 건립해 운영해왔다. 그런데 채 1년도 안돼 2012년 7월 정읍물류센터를 운영해온 조합 대표 윤모 씨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정읍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설모 씨에게 무단으로 위탁·운영하게 했다. 바로 이 부분이 큰 문제다. 관련 법상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10년 간 대여나 위탁을 할 수 없는데도 정읍물류센터가 버젓이 위탁 운영된 때문이다.정읍물류센터는 설립비용의 90%가 보조금이기에 정읍시는 보조금 환수를 위해 즉각 강경하게 나섰어야 했다. 불법행위가 발생한지 무려 7년이 다될때까지 도대체 정읍시는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 든다. 사안이 발생했을때 곧바로 강력히 조치했으면 벌써 해결됐을 수도 있었으나 관계기관의 태만이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어쨌든 오는 9월이면 경매에 들어갈 예정인데 설혹 경매에 돌입해도 보조금을 전액 환수하기는 어렵다. 접읍시가 정읍물류센터에 대한 가감정을 한 결과 13억 8000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중에서 근저당권 1순위인 농협은행이 4억 3000만 원을 회수해 가면 2순위인 정읍시는 고작 9억 5000만 원만 환수받게 된다. 금전적 손익을 떠나 소상공인들의 물류경쟁력을 위해 어렵사리 설립한 물류센터가 만일 중단되는 지경에 이르면 결국 그 피해는 영세 슈퍼마켓에게 돌아가기에 지금이라도 정읍시는 피해 최소화를 위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