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수리조선 및 풍력하부구조물 조선소로 활용하자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지난 2017년 7월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방치 중인 군산조선소를 조속히 재가동하거나 활용방안을 내놓으라는 여론에도 현대중공업 측은 2년 넘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전북도는 “상황에 따라 한국지엠 군산공장처럼 새로운 형태의 활용방안을 찾는 ‘플랜 B’를 병행 추진하겠다”며 현대중공업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처럼 전북도 및 군산시 등이 군산조선소의 활용 방안을 놓고 고심하는 가운데, 활용방안으로 3만 톤급 이상 대형 선박을 수리할 수 있는 수리조선업이 군산조선소에 적합 업종 및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의 해양환경 보호 및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조치에 따라 오는 2020년부터 전 세계 해역에서 선박 연료유의 황산화물 함유량을 현행 3.5%에서 0.5%로 제한하는 규제가 시행돼 모든 선박은 ‘탈황저감장치(Scrubber)’를 의무적으로 부착해야 한다.
이 장치를 부착하기 위해서는 도크에 선박을 정박하고 최소 10일 정도 수리를 받아야 하며, 그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탈황저감장치를 부착해야 하는 선박이 2~3만 척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국내 조선업의 주요 경쟁자인 중국에서도 조선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문을 닫은 일부 업체들이 수리조선업에 뛰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25만 톤급 선박 4척을 한꺼번에 건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130만 톤급 도크(700m×115m×18m)와 1650톤급 골리앗 크레인을 보유, 대형 선박 수리 조건을 갖춰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현대글로벌서비스를 비롯해 현대중공업 그룹에서 건조·운항하는 선박에 대한 A/S물량까지 지속해서 확보하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군산조선소의 대형 도크를 분할 활용해 수리조선소와 병행, 해상풍력하부구조물 조선소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해상풍력발전소 건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군산조선소 협력업체들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조 경험이 있는데다 장비와 부지 확보에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서지만 군산경실련 집행위원장은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를 철수도 재가동도 하지 않은 채 2년째 설비를 세워놓아 협력업체들은 이도 저도 못해 고사 위기에 처했다”며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 존치 및 활용 여부를 조속히 밝히고 지자체는 한국지엠 군산공장 사례와 같이 군산조선소를 수리조선 및 풍력하부구조물 조선소로 활용하는 등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