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전북혁신도시에서 사상 첫 기금 700조 원 시대를 열었다. 그간 일각에서 제기된 ‘국민연금 전주 이전 리스크’ 주장이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기금 700조 돌파는 지난 1988년 국민연금을 도입한 이래 31년 만이다.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된 실적으로 향후 기금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8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 적립금은 지난 4일 기준 701조 2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말 638조 8000억 원보다 62조 4000억 원이 증가한 수치다.
국민연금이 적립한 기금은 지난해 우리나라 국내 총생산 1893조원의 37%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시가 총액(272조 5000억 원)보다 2.57배 많은 금액이다.
국민연금 기금은 점차 늘어나 오는 2041년에는 177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같은 기금 규모에 걸맞는 금융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올해 국민연금 운용수익률은 6.81%를 기록했다. 국민연금 설립 이후 올 4월까지 연평균 누적 수익률인 5.40%보다 높다. 누적 운용수익금은 337조 3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체 적립금의 절반 가량이 기금 운용 이익으로 나타난 셈이다.
국민연금의 수익금은 전주이전 이후 대폭 늘어났다. 실제 연도별 수익금을 살펴보면 기금운용본부가 전북으로 이전한 첫 해인 2017년에는 41조 2000억 원의 이익을 거뒀다. 다만 지난해에는 미·중 무역 분쟁과 통화 긴축 등으로 인한 금융시장 약세로 6조 원의 손해가 발생했다. 그러나 올해는 네 달 만에 43조 3000억 원 수익을 내며, 지난해 손실을 만회하고도 훨씬 높은 운용실적을 거뒀다.
기금운용본부 관계자는 “4월까지의 기간 수익률이 6.81%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무역협상 진전 기대 및 미국 금리인상 기조 완화 등으로 국내 및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보였고, 국내 경제지표 부진 등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전주 이전 후 국민연금 기금이 600조를 넘어 선지 2년 만에 다시 700조 원을 돌파했다”며 “이제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과 관련한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고, 국민연금 기금의 안정적인 운용을 위해 힘을 실어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윤정 기자·박태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