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민주평화당 내 반(反)당권파 내에서 선도탈당이 논의되는 등 ‘제3지대 창당’을 위한 물밑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본보 6월 20일·7월 3·10일 3면 보도)
유성엽 원내대표를 비롯해 박지원·장병완·최경환 등 반당권파 의원들은 최근 밤샘토론을 갖고 제3지대 창당을 논의하는 모임을 공식화하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 오는 16일 당의 진로를 두고 논의하는 전체 의총에서 자강론을 주장하는 정동영 대표 등 당권파와 갈등이 봉합되지 않을 경우 분당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반당권파 의원들은 유성엽 원내대표, 최경환 최고위원, 장정숙 원내대변인, 김종회·박지원·이용주·장병완·천정배·정인화·윤영일 의원 등 10명인데, 향후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은 지난달 18일 간담회를 시작으로 정기적으로 만나 신당 창당을 논의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일에는 조찬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심야에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다시 만나 밤샘토론을 하고 ‘제3대안세력을 위한 모임’ 출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반당권파 의원들은 공개석상에서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지난 9일 국회 비교섭단체 연설에서 “기득권 양당체제와 작별해야 한다”며 “오로지 민생과 경제만 생각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태동과 구축에 힘을 보태 달라”고 역설했다.
평화당 관계자는 이를 두고 10일 “유 원내대표가 ‘신당창당’을 공식화한 셈”이라며 “사실상 평화당 간판으로 내년 총선을 치르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해석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당의 지지율도 반당권파의 제3지대 창당에 대한 명분을 강화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8일 공개한 평화당의 정당지지율은 2.5%, 한국갤럽이 지난 5일 발표한 지지율은 0.2%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그러나 반당권파는 당분간 탈당은 하지 않고 분위기를 살펴보기로 했다. 평화당 외에 바른미래당과 민주당 탈당 의원들을 규합해야 하는 데, 아직 정치권의 정계개편 분위기가 충분히 무르익지 않은 데 따른 판단이다. 여기에 정당이 국고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시기(매달 2월·5월·8월·11월 15일)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16일 열리는 의원총회가 당의 운명을 결정지을 분수령으로 꼽히고 있다. 반당권파 의원들은 이날 당권파와 당의 진로를 두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선도 탈당세력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전북일보와 통화에서 “다음주 의총에서 제3지대 신당 창당으로 신속하게 가기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만들어지면 당내에서 논의를 이어갈 수 있다”며“다만 (당권파와의)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면 탈당 같은 불가피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오후 YTN 노종면의 훈수정치 ‘더뉴스’에서 “의총을 계기로 터닝포인트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선도 탈당이 1~2주내에 가시화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고했다. 이어 “초선급 의원 2~3명이 강하게 주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