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붉은귀거북, 지역 생태계 위협

군산 월명공원·은파호수공원에 3~4만 마리 서식…토종 어류 씨 말려

붉은귀거북.

외래종 ‘붉은귀거북’이 지역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개체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토종 생물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적극적인 퇴치 방안이 요구된다.

군산 붉은귀거북포획단 등에 따르면 생태계 파괴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붉은귀거북이 최근 산란철을 맞아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군산지역만 하더라도 월명공원 저수지 및 은파호수공원, 옥산수원지 등지에 대략 3~4만 마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붉은귀거북의 산란기는 5~8월까지로, 이 시기에 물에서 육지로 나와 평균 20~25개의 알을 산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붉은귀거북은 전국의 하천과 저수지에 퍼진 대표적인 생태계 교란 생물로 어류 등을 잡아먹으며 토종의 씨를 말리고 있다.

실제 군산 은파호수공원 및 월명공원 저수지 역시 붉은귀거북 등으로 인해 토종 어류 및 생물 등이 상당수 사라졌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붉은귀거북의 천적이 없는데다 수질이 좋지 않은 3~4급수에서도 살아남아 퇴치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생태계 유해종인 붉은귀거북의 개체 수 증가 및 확산이 우려되고 있지만 해결책은 미흡한 실정이다.

군산지역의 경우 2~3명의 포획단원들이 붉은귀거북을 잡고 있을 뿐 관계기관의 관심도 부족하고, 박멸을 위한 체계적인 관리대책도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시민들의 자율 참여를 유도하고 산란기 기간에 집중퇴치 및 수매 활동, 포획인력 확대 등 여러 대안 등이 제시되고 있다.

여기에 개체 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지역 내 붉은귀거북에 대한 전수조사도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대호 군산 붉은귀거북포획단장은 “일부 시민들은 아직도 붉은귀거북이 유해동물이라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에 생태계 보존 공감대가 확산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토속 어종 보호 등을 위해 붉은귀거북 퇴치 운동 및 토종 생태계에 대한 종합적인 보호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는 붉은귀거북과 황소개구리 등 21종이 환경부 지정 토종 생태계 위협군으로 분류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