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사과 새 활로 찾는 백승인 대표이사

장수사과영농조합법인 백승인 대표이사는 요즘 장수사과품목농협 전환설립에 역량을 쏟고 있다. 장수사과가 처한 현재의 어려움을 이대로 방치하고 적당히 넘어간다면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수사과는 변변한 원예농산물이 없던 동부 산간오지 장수군에 고품질 사과 주산지로 전국에 명성을 떨치며 직간접적인 생산유발 효과로 장수군의 주요 소득산업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그러나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장수사과가 지금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합니다”

백 대표는 홍로(추석사과) 위주로 편성된 장수사과의 유통체계는 다른 산지의 거센 도전을 받아 초기의 우위를 많이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노화된 수목은 장수사과의 품질 향상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그는 이 같은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돌파구로 ‘장수사과품목농협’ 전환 설립을 강조한다.

그동안 사과영농조합의 미흡한 마케팅과 유통, 조직관리 운영기술, 경영관리, 전문성 교육지원지도 등 여러 부분에서 영농법인 조직의 한계성을 극복하기 위해선 사과전문품목조합으로 전환설립을 통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협동조합의 가치인 공통의 경제, 사회, 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공동으로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조합 설립을 통해 보다 큰 틀에서 이를 담아낼 필요가 있습니다. 물량의 규모화와 품질관리 향상의 기반 위에 마케팅 전문화가 강화될 수 있도록 조직의 변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백 대표는 “이 같은 일을 이루기 위해선 조합원 교육 사업이 강화되어야 하고, 조합은 조합원의 농산물을 책임 판매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취급물량을 규모화하고 시장교섭을 단일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점이 바로 품목농협의 주요한 과제이자 궁극적인 설립목표다”며 “장수사과가 제2의 도약을 이룰 수 있도록 사과농가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어 “위기에 처한 장수사과의 미래를 위해 지혜를 모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를 가지고 조합원 824 농가가 서로를 의지하고 사과조합 임직원 모두가 함께 할 것”을 다짐했다.

1994년 과원을 조성해 25년째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백승인 대표이사는 2002년 장수홍로 연구회 회장을 역임하며 고품질 사과생산에 대한 연구와 발전방향을 고민했다. 장수사과영농조합 8대, 9대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현재 11대 대표 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다.

한편, 장수사과영농조합은 근래 장수사과의 활로 모색을 위한 방편으로 장수군과 연계해 사과자판기(세척사과)를 관공서, 대기업, 국공립공원 휴게소, 대학교 등에 설치해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사과를 구입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우석대에 설치한 사과자판기가 학생들의 호응을 얻으며 농가소득으로 연계할 수 있다는 희망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