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달동네에서 ‘토막집’ 생활을 한 군산 선양동 조선인들의 삶의 애환 및 흔적 찾기가 시작돼 눈길을 끈다.
(사)아리울역사문화(대표 문정현)는 문화콘텐츠와 접목해 노후 관광시설을 재생하는 사업 ‘햇빛 동네에서 뒹구는 근대 인문학 기행’이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에 선정됨에 따라 오는 2021년까지 3년간 선양동 일대에서 근대시절 서민의 삶을 복원하고 이를 체험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이 사업에는 12억 원(국비50%, 지방비50%)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사업이 추진될 선양동 산 말랭이는 구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동산(해발 39m)으로 재해위험지구로 선정돼 대부분의 주택이 철거된 후 지난 2004년 해돋이 공원으로 새롭게 조성됐다.
이곳은 일제강점기 군산의 가난한 조선인들이 산비탈에 ‘토막’(혹은 ‘토담’)이라는 이름의 움막 형태의 흙집을 짓고 살던 곳이다.
다닥다닥 붙은 토막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마치 ‘콩나물 대가리’ 같다 해 ‘콩나물 고개’라 불리기도 했다.
토막집에 거주하던 남자들은 일제가 수탈한 쌀을 내항 부둣가로 옮기는 지겟꾼, 메갈이꾼 등 막노동을 여자들은 일본인 집에서 식모살이와 미선공으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생활을 했다.
특히 이곳은 채만식 소설(탁류)의 주인공 초봉이와 정주사가 살았던 배경으로 문화적 스토리텔링을 통해 군산 근·현대역사를 알리기에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지역이다.
(사)아리울역사문화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일제강점기 조선 서민의 삶과 토막집 흔적이 남아 있는 선양동에서 관광객들이 직접 토막집을 짓고 그 시대 음식을 만들어 먹는 등 1920~40년대 삶을 체험하는 관광 상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근대문화역사거리(월명동)에 밀집된 관광객을 선양동, 창성동, 명산동으로 유도하고 이들이 군산에 머무는 시간을 늘려 근대 건축물 위주로 진행되는 군산문화역사거리 관광의 한계를 극복할 계획이다.
(사)아리울역사문화는 그 첫 번째 사업으로 26일 오후 2시부터 선양동 해돋이 공원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의 달동네 삶을 재현하는 ‘햇빛동네 노는 Day’ 행사를 진행한다.
문정현 대표는 “당시 평지에는 일본인들이 살고 조선인들은 산등성이에 토막집을 짓고 살았다”며 “근대시절 옷차림으로 변복하고 선양동 달동네 곳곳에서 토막집을 직접 지어 보는 등 그 시대 생활상을 미션으로 수행하며 서민의 애환을 체험하는 군산만의 여행 상품을 개발해 군산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토막집은 일제강점기 군산지역 빈민들이 산등성이에 땅을 파고 가마니로 지붕을 만든 형태의 임시 주택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