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대다수 시·군, 토목직 공무원 부족 사태

올해 남원시 토목직 8명 모집에 1명 필기 합격
대다수 시군, 채용 인원 못 채워…현장 혼란 불가피

올해 전북지역 토목직 공무원 합격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혼란이 예상된다.

24일 남원시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치러진 ‘2019년 제3회 전북 지방공무원 임용시험’에서 남원시는 토목직 8명 채용을 결정했다. 내년 퇴직자와 올해 전출자 등을 감안한 숫자다.

하지만 이번 토목직 필기시험 합격자는 1명 뿐이었다. 이 1명도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2일 사이 치러질 면접시험에 합격해야 임용할 수 있다.

취업준비생들 선망의 대상인 공무원이 미달 사태를 겪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토목직 공무원은 도시 기반시설이나 건축물 등에 대한 설계나 관리감독 같은 업무를 수행한다. 안전과 직결된 업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토목직 부족은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토목직은 복수직렬로 구분돼 정원이 따로 없지만 남원시 토목직 수는 지난 2017년 69명, 지난해 70명, 현재 65명이다. 현원 65명 중 7명은 내년 퇴직과 공로연수 예정이다. 지금도 직원이 부족한 상황에 7명이 빠지고 1명이 충원되는 것이다.

이에 남원시 내부에서는 토목직 부족으로 벌어질 상황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남원시 한 기술직 간부는 “지금도 계장 1명에 계원이 1명 뿐인 부서가 많다. 내년 퇴직자들이 나가고 나면 1개 부서에 직원이 1명인 곳이 다수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기술직이 필요한 이유가 다 있는데 이런 상황이면 업무 수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더구나 토목직 부족 상황이 남원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방공무원 채용 필기시험에서 군산시는 19명 모집에 6명 합격, 익산시 18명 모집에 10명 합격, 진안군 7명 모집에 1명 합격, 무주군 13명 모집에 2명 합격, 순창군 6명 모집에 1명 합격, 고창군 7명 모집에 3명 합격, 장수군 4명 모집에 합격자가 없다. 전북도(2명)와 전주시(10명)·완주군(8명)만 선발 예정 인원을 채웠을 뿐, 나머지 도내 시군 모두 토목직 부족 사태를 겪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 남원시는 다음달 8월5일부터 원서접수에 들어가는 제4회 시험에 토목직 추가채용을 전북도에 요청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무원 채용이 1년 단위 계획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추가채용 여부는 미지수다.

남원시 관계자는 “이번 토목직 시험이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험 과목별 과락자가 다수 발생해 극심한 미달 사태를 겪고 있다”면서 “이번 필기합격자 1명을 두고 벌써 각 부서별로 서로 배정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토목직 인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전북도에 추가채용을 요청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