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행사하고 있습니다. 이용해 보세요~”
29일 오전 10시께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 농협하나로마트 전주점. 매장 내에 설치된 가판대에 세탁 세제인 ‘비트’ 수십 여개가 진열돼 있고, 직원이 제품을 설명하며 판촉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바로 옆 다른 가판대에서는 주방 세제 ‘참그린’ 1+1 증정 행사가, 그 옆에는 손세정제인 ‘아이! 깨끗해’의 1+1 증정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이들 제품들은 모두 라이온코리아㈜라는 회사가 생산하는 제품인데, 해당 회사는 일본 기업이 100% 주식을 보유한 회사다. 사실상 일본 기업이 주인인 셈이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 이후 국민적 차원에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제품 판매에 더욱 신경써야 할 농협에서 사실상의 일본 기업 제품을 판매해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이온코리아㈜는 일본 기업인 Lion Corporation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 1990년 CJ㈜는 일본 생활화학제품 전문기업인 Lion Corporation과 기술계약을 체결하고 생활용품사업을 선보인다. 그러다 2004년 CJ㈜가 생활용품사업을 분사시키고 일본 Lion Corporation과 함께 CJ라이온㈜이라는 회사를 새로 설립했다.
이후 2017년에는 기존 생활용품 전문기업에서 라이프&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라이온코리아로 사명을 변경하고, 이어 Lion Corporation이 주식 100%를 취득하게 된다.
소비자들에게 비교적 친숙한 이름의 이들 세제들이 사실상 일본 기업 제품이라는 사실과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이벤트 행사까지 진행되고 있는데 대해 소비자들은 국민정서를 반영하지 못한 행태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날 매장에서 장을 보던 주부 김모 씨(47·여)는 “다른 곳도 아닌 농협에서 사실상의 일본기업 제품을 이렇게 대놓고 홍보해도 되는 것이냐”면서 “국민은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 마트는 돈벌이에만 치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최모 씨(51·여)도 “해당 제품을 찾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런 식으로 대놓고 홍보하는 것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다”며 “어쩔 수 없이 판매하더라도 사실상의 일본 기업 제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농협하나로마트 전주점 관계자는 “매장 내의 일본 제품 대부분을 철수했지만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관련 사안에 대해 본사와 논의 후 조치할 것이며 일단은 매장에서 제품을 철수할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한편 라이온코리아측에 해당 회사 제품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