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12시45분께 전주시 덕진구 진북동 1132-1 전주천 산책로. 구명환 거치대 안내판에 ‘위험발생 시 구명환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쓰여있었지만 구명환은 보이지 않았다. 주변 덤불 속에 있을까 뒤져봤지만 헛수고였다
비슷한 시각 전주시 완산구 태평동 284-28, 이곳에는 앞선 장소와 다르게 구명환이 비치되어 있었지만 성인 키만큼 자란 풀들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인근을 지나던 시민 김모 씨(68)는 “평소 자주 운동을 하며 이곳을 지났는데 구명환이 있는지 오늘 처음 알았다”며 “구명환인데 눈에 잘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인근 전주시 완산구 태평동 284-28의 전주시에서 지정한 전주미래유산 어은쌍다리에는 빨간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안내판에는 ‘이 지역은 자연재난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한 지역입니다’라고 적혀있었다.
하지만 주변에는 인명피해가 발생한 지점 임에도 불구하고 인명구조함이나 구명환 같은 구조장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전북일보가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백제대교 인근 전주천 산책로에서부터 전주시 완산구 다가동의 다가교까지 약 7km의 양쪽 천변 산책로를 살펴본 결과 곳곳에서 인명구조장비인 구명환이 덤불 속에 가려져 확인이 어렵거나 없는 경우를 쉽게 목격 할 수 있었다.
전주천 일대는 수영금지 구역으로 수영을 하다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지만 곳곳에 있는 징검다리를 이용하다 안전사고를 당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살펴본 10여 곳의 징검다리 중 3곳만 구명환 거치대가 있었고 그중 1곳은 구명환조차 없었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구명환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묶어놓은 경우도 있었다.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전주덕진공원에서 기자가 확인한 구명환은 총 3개였지만 이 중 하나는 케이블타이로 기둥과 구명환이 고정돼 위급상황시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구명환 도난 사건이 많아 고정할 수 밖에 없었다”며 “관리가 안 되어 있거나 설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구명장비는 실태 조사 등을 통해 조치를 할 예정이며 시민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구명환 구비 뿐 아닌 일반인들이 위급상황시 구조장비에 대한 관리 법 마련과 동시에 실습 중심의 사용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자체에서 대부분 인명구조함 등을 관리하는 인력 부분의 한계가 있고 또 관리 업무 외에 업무를 병행이 많은 실정이다 보니 관리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또 인명구조 장비 설치에 대한 내용이 일부 지자체 조례 외 해양경찰청 훈련에만 명시되다 보니 인명구조장비 설치도 구비 형태도 다 다른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것들을 일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관련법 개정 등의 논의가 필요하며 관리 역시 지자체와 관계부처 간 상호협력의 관리가 필요하다”며 “아울러 일상생활에서 시민들이 구명장비 사용법을 잘 숙지 할 수 있도록 실습 차원의 교육과 장비 설치 위치에 대한 안내 제공 등 역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