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안전을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을 했을 뿐인데 주목받는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부안 격포파출소 황선욱 경위(54)가 최근 18개월 영아를 살린 과정은 극적이었다.
황 경위는 지난달 30일 오후 4시 30분께 평소와 같이 동료와 함께 순찰차로 도로 순찰을 하고 있었다.
“동료와 함께 순찰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도로에 한 여성이 축 늘어진 아기를 안고 차를 막는 겁니다. 차에서 내려 여성에게 무슨 일이냐고 묻는데 여성이 순찰차 조수석에 갑자기 타면서 ‘아기가 숨을 안 쉰다’며 ‘병원으로 빨리 가 달라’고 다급하게 말했습니다.”
이에 황 경위는 위급한 상황임을 알고 동료와 다급히 인근 병원을 찾아 이동하려 했다.
“병원으로 차를 가려는데 문득 머릿속에 골든타임이라는게 떠오른 겁니다. 병원까지 7~8분이 걸리는데 지금 아기가 숨을 안 쉬는 상황에서 그 시간은 너무 위험하고 긴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황 경위는 다시 차에서 내려 이면 도로에 아기를 눕혔다.
“아기의 움직임이 없고 호흡도 없어 죽었다는 생각이 들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유아에 맞는 심폐소생술이 자연스럽게 몸에서 나왔습니다. 당시에는 어떻게든 아기를 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렇게 1~2분 영아에 맞는 심폐소생술을 실시한 순간 갑자기 아기가 숨을 쉬기 시작했다.
“1~2분이 엄청 길게 느껴졌고 아기가 숨을 쉬는 모습을 보니까 그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깨어난 영아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는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황 경위는 전했다.
그가 심폐소생술로 생명을 구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년 전 부안 줄포 파출소에서 근무할 당시에도 심폐소생술로 사람을 살렸다.
당시 소방에서는 황 경위에게 심폐소생술로 사람을 살릴 경우 제공되는 ‘하트세이버’를 수여 하려고 했지만 그는 거절했다고 한다.
“경찰로서 시민을 구하고 시민 안전과 치안에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일상적인 업무라고 생각한다”며 고사한 것이다.
황 경위는 “이번에도 아기를 살리면서 평소에 배우던 심폐소생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눈앞에 사람이 쓰러질 경우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 사람을 구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