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캐 묵은 잡지 속에 시대의 기록이 잠자고 있습니다. 역사의 모퉁이에서 웅크리며 햇빛을 기다리던 기록들이 어둠의 장막을 걷고 화려한 외출을 시작합니다.”
호남 지역잡지 100년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귀한 전시가 열린다.
문예연구사(발행인 서정환)와 표현문학회(회장 소재호)가 주최하고 신아출판사가 주관하는 ‘시대를 읽다, 전북지역잡지100년 - 서상진 소장본 전시’.
27일부터 9월 11일까지 전주 F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서상진 선생이 소장한 전북지역 잡지를 펼쳐놓은 자리로, 전북지역 출판문화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지난 5월 신아출판사가 1946년부터 1970년까지의 잡지 75종일 엮어 출간한 <표지목차로 보는 전북지역잡지> 와 연계한 기획전이기도 하다. 표지목차로>
1908년 발간된 호남지역 최초의 잡지 <호남학보> 를 비롯해 해방기 전북 최초의 월간종합지인 <전북공론> 창간호, 종교잡지인 <보광> 창간호, 전북공립중학교의 문예지 <죽순> 제4호 등 58종의 잡지를 시대별로 선보인다. 죽순> 보광> 전북공론> 호남학보>
<호남학보> 는 호남학회 기관지로 한문에 토를 단 국한 혼용문 교양 계몽잡지다. 여성들이 읽을 내용은 한글로 편집했으니, 시대를 앞서간 잡지였다. 호남학회의 주역인 이기 선생이 발행과 편집을 맡았다. 이기 선생이 세상을 떠나며 <호남학보> 도 9호로 출간을 마감했다. 호남학보> 호남학보>
<전북공론> 는 해방 직후 문학적으로 반대의 편에서 활동한 서정주와 이태준이 필진으로 참여했고, 이념적으로도 다양한 분야의 글들이 실려 있다. 현재 실물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창간호와 4호뿐이다. 전북공론>
전시를 마련한 문예연구사와 표현문학회 측은 “잡지는 시대를 읽는 표상으로, 한국에서 잡지가 발행된 지 올해로 123년이 됐다”며 “다른 어느 지역보다 출판문화의 맨 앞에서 향도 역할을 한 전북지역의 소중한 기록을 볼 수 있는 전시에 여러분을 초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