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멧돼지 때문에 농사를 다 망쳤어요.”
최근 군산 나포면 한 마을에 멧돼지가 잇따라 출몰해 고구마 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달아났다.
멧돼지로 인해 애써 가꾼 농작물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면서 피해 농민은 그야말로 망연자실이다.
한 주민은 “멧돼지 습격으로 농작물이 엉망진창이 됐다”며 속상한 마음을 드러냈다.
멧돼지나 고라니 등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늘면서 농민들이 시름을 앓고 있다.
좁아진 서식지와 개체 수 급증으로 인한 부족해진 먹이 탓에 멧돼지의 출몰은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이다.
군산시에 따르면 올해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신고 건수는 현재까지 16건 정도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대략 20건에 2만1985㎡ 규모의 피해가 났다.
그러나 신고하지 않은 사례까지 합치면 피해규모는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실제 나포면의 경우 최근 들어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
농민들은 야생동물 피해에 대비해 울타리를 치거나 허수아비 등을 설치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포면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하루 평균2~3건씩 피해 신고가 오고 있다“며 ”멧돼지 개체수가 많아 피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나포면이나 회현, 옥구 등에서 (멧돼지 등이) 자주 출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멧돼지로 인해 수확기를 앞둔 농작물 피해는 물론 무리지어 다니면서 인간을 공격할 수 있는 만큼 근본적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모 씨(60)는 “자체적으로 여러 방법을 써보고 있지만 소용없다”며 “관계기관에서 농민들이 편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유해 야생동물 퇴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해마다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특정기간에 멧돼지 포획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워낙 개체 수가 많다 보니 피해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다양한 방법을 찾아 멧돼지 퇴치 효과를 높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지난해 52마리, 올해는 8월말 기준 38마리의 멧돼지를 포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