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을 알아야지!

유성엽 국회의원·정읍시고창군·대안정치연대 임시대표

국회의 정치 시계가 숨을 멈춘지 벌써 한 달이다. 장관 후보자 하나 때문에 국정이 마비되고 있다. 여야의 수싸움으로 청문회는 실종된 채 아직 임명도 안 된 사람이 국회에서 11시간 동안 대국민 기자간담회를 하며 국회를 무시하고,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 시쳇말로 조국대전, 조국정국이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최악의 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제의 총괄 성적표라 할 수 있는 경제성장률은 98년 외환위기와 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1%대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내년까지 도합 100조원의 일자리 예산을 쏟아 붓겠다 하지만, 청년 실업률은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빈부격차는 너무 벌어져, 이제는 개천에서 용이 나는 것이 아니라 가재나 개구리, 붕어조차 숨 쉬기 어려운 상황이다. 1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출산율과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보면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외환(外患)까지 겹치고 있다. 일본의 보복무역은 장기화 될 태세를 이미 갖추고 있다. 미국은 현재 1조원 대인 방위비 분담금을 5배나 올려달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과 러시아는 우리 영공을 유유히 침범하고 있으며, 북한은 계속해서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사면초가를 넘어선 오면초가의 상황 속에서 대한민국은 외교적으로 고립된 섬나라가 되어 버렸다.

나라가 풍전등화에 처했는데도, 청와대와 민주당은 ‘조국 일병 구하기’에만 매몰되어 있다. 정작 ‘그들의 조국’이 아닌 ‘우리의 조국’이 무너져가고 있는데도, ‘남의 조국’ 이야기 마냥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한국당 역시 이 난국 속에서도 자신들 정치적 이익 챙기기에만 골몰할 뿐 정작 민생에는 관심조차 없다. 역사는 반복 된다는 옛말처럼, 임진왜란이 닥쳐오는데도 끝까지 당파 싸움만 일삼던 조선시대 붕당정치가 400여년이 지난 오늘날 5G시대에 너무나도 현실감 있게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조국 후보자는 법무부장관 감이 아니다. 청렴하지도 도덕적이지도 못하다. 거짓과 위선의 짙은 그림자만 어른거린다. 문재인 정부의 기조인 ‘평등, 공정, 정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그를 둘러싼 수많은 의혹 중에서도 자녀의 논문 부정입학은 백미이다. 문과 고등학생이 2주간 인턴만으로 SCI급 의학 논문의 저자가, 그것도 신생아들의 혈액을 채취해 분석하는 연구에서 단지 영어 번역 몇 페이지만으로 제1저자가 될 수 있다면 그것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조국 자녀만이 가능할 것이다. 평생 연구만 해 온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조차 2주 만에 SCI급 논문을 쓰는 것은 불가능 하다는데, 이런 세계적 인재가 정작 두 차례나 낙제를 하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조국 후보자가 “나는 알지 못 한다”고 답하는 점이다. 자신의 미성년 딸이 한 행동조차 조금도 책임 지지 않겠다는 비정함 앞에서는 ‘권력 앞에는 피도 눈물도 없다’라는 말이 떠오를 따름이다.

이 밖에도 사모펀드와 웅동학원 등 의혹들이 우후죽순처럼 넘쳐나고 있는데도, 해명은 “불법이 아니다”, “나는 몰랐다”, “관여 안했다”가 고작이다. 오죽하면 문재인 정부가 최근 직접 세운 검찰총장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고, 판사가 재깍재깍 발부하고 있겠는가. 조 후보자 본인이 과거에 주장하였듯이, 현직 장관이어도 피의자가 되면 직을 내려놓고 수사를 받아야 마땅함에도 끝까지 장관직을 고집하는 모습에서 부끄러움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잘못을 알면서도 그를 감싸는 여당 민주당도 마찬가지이다. 청렴하지 못하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즉 렴과 치가 없는 파렴치(破廉恥)한 모습이다.

맹자가 말하길 “염치를 모르면 인간이 아니다” 고 했다. 조국 후보자와 민주당이 느껴야 할 부끄러움을 왜 정작 아무 죄도 없는 지지자와 국민들이 대신해서 느껴야 하는 것인가. 그들에게 故 노무현 대통령께서 하신 말씀을 돌려드리겠다. ‘부끄러움을 알아야지!’

/유성엽 국회의원·정읍시고창군·대안정치연대 임시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