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난 달 28일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간소화 대상국인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수출무역관리령을 단행했다. 이에 한국은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1194개에 이르는 품목에 대해 3년 단위로 수출 허가를 받는 포괄허가에서 경제산업성의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본과의 무역·관광 불균형은 심각한 수준이다. 1965년 이후 단 한 번도 일본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고, 누적 적자액만 700조 원에 이른다. 관광객도 450만 명 이상 차이가 난다. 뿐만 아니라 우리 생활 깊숙한 곳까지 일본제품들이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온 국민이 나서 ‘일본에 대한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운동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다음 주 추석에 온 가족이 모여 앉아 그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올 듯하다.
다음 주면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이다. 추석은 우리 민족의 전통을 살리고 자주 만나지 못했던 가족, 친지, 친구들 간의 정을 나눌 수 있는 명절중 하나다. 독자들은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선물 준비에 고민도 많이 하고 분주할 것 같다.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에 우리는 정성껏 제수를 차려놓고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이렇듯 추석은 우리 민족의 전통과 얼을 잇는 소중한 날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중한 날을 우리 농산물이 아닌 수입 농산물이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물론 해외여행을 다녀온 국민들도 늘고 세계 음식점이 많이 생기면서 수입 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지만, 값이 싸다는 이유로 수입 식품을 선택하는 국민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일부 유통업체에서는 값싼 수입산 농축산물로 추석 선물세트를 준비하고 있어 농업인의 근심은 더욱 깊어진다. 명절 때마다 우리 농산물이 소비 특수를 못 누리며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고, 소비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까 걱정스럽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외국산 식품의 수입규모가 166개국으로부터 30조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놓은 ‘2018년 수입식품 동향’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들여온 외국산 식품의 수입액은 274억 1855만 달러(약 30조 2000억 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보다 9.7%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수입물량은 1855만 3643톤으로 1.4%, 수입건수는 72만 8119건으로 8.3% 늘었다. 금액으로는 미국이 64억 3239만 달러로 가장 높았고, 중국이 47억 7342만 달러, 호주가 24억 142만 달러, 베트남이 13억 4119만 달러, 러시아가 9억 8054만 달러 순이었다. 이들 5개국 수입 금액이 전체 수입금액의 58.1%를 차지했다. 품목별로는 1871개가 수입되었으며 금액으로는 쇠고기, 돼지고기, 정제가공용원료가, 중량으로는 정제가공용원료, 밀, 옥수수가 가장 많이 수입되었다.
멋진 전통과 얼이 깃든 소중한 추석을 농업인의 정성이 가득 담긴 우리 농산물로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소중한 가족과 보내는 뜻깊은 추석을 값싼 수입 농산물로 채우는 선택은 전통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행위다. 안전한 먹거리인 우리 농산물 애용으로 농촌과 농업인에게 희망을 주고 가족 간의 정을 더욱 돈독히 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유재도 전북농협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