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지역 자전거도로 ‘위험천만’

곳곳 패이고 갈라져 엉망, 차도로 내몰아 사고 위험도

익산시 영등동에 사는 김모 씨(35)는 최근 아침저녁으로 운동하기 좋은 계절이 찾아오면서 자전거 타기 운동을 시작했다.

그가 자주 찾는 자전거 도로는 부송동에서 삼기면으로 이어지는 하나로변 인도에 시설된 보행자 산책로 겸 자전거 도로다.

그가 이곳에서 자전거를 타는 이유는 딱 한가지.

자전거 주행 중에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차량과의 접촉으로 인해 자칫 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걱정과 우려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나름의 유일한 안전지대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익산에는 모두 116개소에 이르는 보행자 및 자전거 겸용도로가 시설돼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보수·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엉망진창으로 도저히 자전거 도로라고 여길 수 없는 최악의 환경이 태반이다.

보행자 및 자전거 겸용도로임을 표시하는 유도선은 이미 퇴색해 흔적이 거의 없는 상태이고, 도로 군데군데는 갈라지고 움푹 패여 말 그대로 누더기 자전거 도로나 다름없다.

그는 “익산시 자전거 도로는 감히 자전거 도로라고 도저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무늬만의 자전거 도로가 분명하다. 아니 일반 시민들이 평범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 도로가 아니라 울퉁불퉁 높낮이 고저가 심한 산악자전거 대회용 도로라고 표현해야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익산시에 자전거 정책을 담당하는 부서가 새로 신설됐다고 해서 나름 크게 기대했는데 도대체 그 부서에서 하는 일이 뭔지 고개가 갸우뚱거려 진다”며 “그냥 자리 하나 만들어 놓은 것 같다”고 평가 절하했다.

김씨는 익산의 자전거 도로 상태가 워낙 불량스럽고 엉망이어서 신변 안전상 어쩔 수 없이 최근에는 자전거 타기를 아예 포기했다.

그는 “익산시의 자전거 정책은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을 차량들이 쌩쌩 내달리는 차도로 내몰아 생사를 넘나들게 만드는 전형적인 안전 불감증의 참사정책이나 다름없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나아가, 김 씨는 요즘의 이 곳 자전거 겸용도로 상태를 보면 더욱 가관이다고 재차 성토했다.

여름 내내 쑥쑥 자란 잡초들이 자전거 도로를 침범해 도로 인지 풀밭이진 구분이 힘들어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으나 장기간 방치되고 있어 정말 할 말을 잊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자전거 동호인 이 모씨(45·부송동)는 “자전거들이 자전거 도로에서 패이고 갈라진 곳을 피하기 위해 갑작스럽게 핸들을 꺾는 등 아찔한 곡예운전을 하는 장면 연출을 종종 목격하고 있다”면서 “말뿐인 번지르르한 자전거 정책 대신 소소한 자전거 도로 정비라도 우선 신경써 주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익산지역 자전거 도로 전반을 둘러싼 시민들의 이같은 원성과 비난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자전거 도로 대부분이 개설 20여년 이상이 경과해 심각한 노후화에 따른 시급한 정비 보수가 필요한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예산 및 인력 부족 등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