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김제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 50년 역사 ‘한눈에’

김제예총, '김제예총 50년사' 발간
협회별 연혁·활동 생생하게 담아

흔히들 ‘반세기 50년’이라는 말을 쓴다. 쉽게 쓰는 말이지만 50년이라는 세월은 인간이나 단체에나 녹록지 않았을 무게를 담고 있다.

50세를 일컬어 하늘의 명을 알았다는 뜻으로 ‘지천명’이라 부르는 것도 그런 의미일 터.

지역의 예술단체, 김제예술문화단체 총연합회가 50년의 세월을 이어왔다. 김제예총은 출범 50년을 맞은 올해, 그 세월의 의미를 담아 <김제예총 50년사> 를 발간했다.

‘역사는 잊지 않는 사람의 기름진 토양’이라는 제목의 발간사처럼 지난 세월을 기억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이 곳곳에 가득하다.

김영 김제예총 회장은 “50년이라는 시간은 사람으로는 장년에 해당하는 나이이자 가장 왕성하게 활동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며 “김제예총을 아끼고 사랑하는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책을 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50년의 방대한 역사를 한 권의 책으로 기록하기란 쉽지 않았다. 김제예총 각 협회마다 가지고 있는 자료의 양이 다르고, 심지어 김제예총의 자료도 각 시기에 따라 차이가 컸기 때문. 자료들 사이의 비율을 맞춘 ‘중간’을 짚어내기가 힘들었다.

더욱이 한 단체의 역사를 기록한 책을 만들어 내는 데 있어 갖가지 욕심이 생기기 쉽고, 또 누군가는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하지만 ‘김제예총 50년사’는 그 ‘중간’이라는 것을 잘 찾아낸 듯싶다.

일례로 김제 지역 예술인들의 큰 염원이었던 김제예술회관의 건립과정과 운용과정 등도 책에 담고 싶었지만, 욕심을 버렸다. 훗날 독립된 사업으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는 판단에서다. 또 ‘김제시민의장 문화장’을 받은 분들의 자료도 대략적으로나마 소개하며 의미를 더했다.

책 속에는 김제예총과 한국예총의 연혁과 사업부터 협회별 연혁이 자세히 수록돼 있다. 한국국악협회, 한국문인협회, 한국미술협회,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한국사진작가협회, 한국음악협회, 한국무용협회 등의 김제시지부 이야기도 허투루 싣지 않았다.

책을 접하거나, 김제에 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책 말미에 실은 ‘부록’을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리랑 문학관과 문학마을, 벽천미술관, 김제농악, 그리고 서예로 본 금산사 현판 등 최근 대중의 관심을 끄는 이야기들도 빼곡히 수록돼 있다. 곳곳에 실어놓은 사진 자료도 소중한 지역유산의 모습을 살펴보는 좋은 예가 된다.

김영 회장은 소소한 바람 한 가지도 담아냈다. 디지털 시대에 맞춰 앞으로의 김제예총 자료들을 디지털화하는 바람이다. 그는 “각 개인에게 보관된 자료는 없는 자료나 마찬가지다. 예술은 모두의 것이 되어야 하고 시대를 뛰어넘는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며 “시에서 예술문화의 모든 자료를 담은 아카이브 구축과 운영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발간사 말미에 쓰인 ‘가난한 예술의 길이지만 기꺼이 걷겠다는 미래의 예술가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는 말이 50년을 이어온 작지만 강한 협회의 미래를 내다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