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가 지난 17일 시작됐다. 한해 국정현안과 나라살림을 결산함과 동시에 국정감사를 통해 잘잘못을 따지고 내년 예산편성을 다루는 금쪽같은 시간이다. 패스트트랙 법안처리 등 민생과 개혁관련 입법 등도 처리해야 하는 엄중한 기간이다. 그런 중차대한 국회가 톱니바퀴가 빠진 것처럼 삐걱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조국 쓰나미’가 두 달 넘게 온 나라를 집어삼키면서 다른 이슈는 아예 관심조차 없다. 한때 뜨거웠던 ‘NO JAPAN’ ‘북핵문제’ 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조용하다. 물론 ‘조국’도 중요하지만 서민 일자리와 민생고 해결도 이에 못지 않다. 민생이 도탄위기에 빠져 있는데 ‘조국’ 에만 목매고 있는 금배지들은 무슨 생각일까. 특히 조국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함량미달’ 국회의원의 자질부족과 품위손상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많은 의혹 제기에도 제대로 파헤치기는커녕 고함과 삿대질, 막말만 쏟아낸다. 전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보는 가운데 안하무인의 태도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대놓고 시청자인 유권자까지 무시하는 고압적인 자세는 선거철 표심을 겨냥한 ‘굽실 저자세’ 와는 딴판이다. 4차산업혁명시대 디지털세상은 빠르게 변화하는데, 유독 정치권은 시대흐름에 부응하지 못하고 오히려 퇴보하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전북 의원들 속사정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 그나마 관심을 끈 것은 ‘전북최초 4년 연속 예결위원’ 으로 뽑힌 정운천의원의 예산 성과 활약이며, 이춘석의원도 ‘노른자위’ 기획재정위원장으로 선출돼 예산확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을 뚝심있게 밀어붙인 김관영의원과 도당위원장의 면모를 과시한 안호영의원도 나름 선전했다는 평이다. 반면 정동영, 유성엽의원은 당이 쪼개지는데 앞장서 스타일만 구겼다. 지역구의원 10명은 글자 글대로 사분오열돼 굵직한 지역현안 챙기는데도 한목소리를 못내고 있다. 뭉쳐야 사는데 자꾸 흩어지려고만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정치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그만큼 관심이 많다는 얘기다. 그들은 한결같이 정치인을 싸잡아 온갖 욕설을 퍼붓는다. 경기침체로 신음하는 서민경제는 뒷전인 채 오직 당리당략에만 몰두한다고. 뿐만 아니라 선의의 경쟁보단 상대방을 헐뜯고 흠집내려한다고 극도의 불신감을 표시한다. 꼴불견 정치인들이 국회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함량미달’ 후보자를 걸러 내야 한다. 선거 유세기간 이들을 가려내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유권자의 정치의식이 지금보다 훨씬 성숙해야 함은 바로 이런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