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참전 후 잊어버린 병적기록 찾아 준 전인석 지역대장

예비군 지역대장이 10년의 노력 끝에 6·25전쟁에서 큰 공을 세우고 전사한 용사의 참전기록을 찾아줘 화제가 되고 있다.

전주에 사는 이길순(66, 전주시)씨는 선친 이점수(아명 이상오)씨가 1952년 8월 입대해 한국전쟁에 참전, 여러 전쟁에서 활약하다 1953년 6월 포탄에 맞아 전사했으나 관련 기록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랜 세월이 지났을 뿐만 아니라 동명이인이 많고 군번을 비롯해 제적등본과 병적서상 이름, 출생일이 상이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아버지의 병적기록을 찾기 위해 2009년 육군 35사단 전주대대 소속 전인석 전주시 완산구지역대장을 찾아갔다.

이씨는“1953년 6월 아버지가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것으로 제적등본에 기재돼 있지만, 여태껏 병적기록을 찾지 못해 유족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 지역대장에게 하소연했다.

이씨는 그 전인 2005년 육군본부에 아버지의 병적 확인을 요청했으나 ‘고인의 자료를 찾을 수 없다’는 회신을 받고 막막한 상황이었다.

전 지역대장은 전란에 아버지를 잃고 가난에 허덕여온 이씨의 애틋한 사연에 발품을 팔기 시작했다.

전북지방병무청과 전북동부보훈지청, 육군본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수차례 질의하고 자료를 요청한 끝에 2013년 7월 전주시에서 고인의 군경묘지 묘적대장을 찾아냈다.

이 기록을 발판 삼아 올해 5월 이씨 아버지의 전사자 화장 보고서와 화랑무공훈장 기록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여러 곳에서 받은 자료를 퍼즐 조각처럼 맞춰 얻어낸 10년만의 결실이었다.

사단은 다음 달 2일 35사단 전 병력이 참석한 가운데서 호국영웅인 고인의 화랑무공훈장을 이씨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전인석 지역대장(55)은 “가장인 아버지를 전쟁터에서 잃고 그동안 혹독한 가난과 싸워온 유족들의 사연이 안타까워 돕게 됐다”며 “앞으로 유족으로서 충분한 대우와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