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과 키르기스스탄인은 외모뿐만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역사적으로 따지고 보면 두 나라는 우랄 알타이어계에 속하기 때문이죠. 한국과 키르기스스탄은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중앙아시아의 알프스라 불릴 만큼 경관이 아름다운 나라 키르기스스탄. 디나라 케멜로바 주한 키르기스스탄 대사가 완주 와일드푸드축제 현장을 찾았다.
완주 와일드푸드 축제 현장에 마련된 키르기스스탄 부스에서 자국의 전통음식과 양털 수공예품 등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지난 29일 전북일보 본사에서 디나라 케멜로바 대사를 만났다. 통역은 대사관 비서실 아나라 씨가 맡았다.
디나라 케멜로바 대사는 지난 7월 진안과 완주를 방문해 상호협력을 위한 간담회를 갖는 등 전북과 교류 물꼬를 텄다. 7월 방문을 통해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 및 이명기 완주 와일드푸드축제 추진위원장 등과 인연을 맺게 됐고, 이번 와일드푸드 축제 참여는 이명기 위원장의 초대로 이뤄졌다고 했다.
“27일부터 3일 동안 전통음식 부스를 운영하면서 축제 방문객들에게 키르기스스탄을 조금이나마 알릴 수 있었습니다.”
자연산 흰꿀, 견과류, 말리 과일 등을 선보였고 아름다운 호수나 산·강 등 키르기스스탄 관광지를 소개했다. 방문객들은 흰꿀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이 흰꿀은 키르기스스탄 산에서만 생산되는 오리지널 명품”이라고 강조했다.
수공예품에 대해서는 키르기스스탄 정부가 지역개발을 위해 지원하는 ‘한 마을 한 제품’ 프로젝트의 결실이라고 밝혔다.
“키르기스스탄에도 여러 축제가 있습니다. 그중 국제적인 축제로 ‘세계 노마드 게임즈(Nomad Games)’가 있습니다. 유목민의 전통 놀이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민족 스포츠 대회입니다.”
디나라 케멜로바 대사는 키르기스스탄의 대표적 축제로 ‘세계 노마드 게임즈’를 꼽았다. 노마드 게임즈는 2년마다 열리며, 60여 개 국가가 참가하는 국제대회다. 한국은 팔씨름 종목 등에 참가했다.
마지막으로 전북과의 교류 방향에 관해 묻자, 디나라 케멜로바 대사는 “키르기스스탄 근로자들이 새만금 등 전북지역에서 일할 기회가 더 많이 제공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재 키르기스스탄인 10여 명이 전북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양국 정부가 보증하는 ‘외국인 고용 관리시스템(EPS, Employment Permit System)’을 통해 키르기스스탄 근로자를 합법적으로 고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북은 농업이 많이 발달했다고 들었습니다. 농업의 최고 행정기관인 농촌진흥청이 전북에 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디나라 케멜로바 대사는 농업·교육 분야 교류 활성화에도 깊은 관심을 표현했다. 이밖에 전라북도국제교류센터와 자매결연을 위한 업무협약도 추진 중이라고도 했다.
일국을 대표하는 대사이기에 너무나도 당연한 행보이겠지만, 자국민을 아끼는 그의 진한 진심이 전해져와 울컥 따뜻해졌다.
“사실은 어제(28일) 전주한옥마을에 들렀습니다. 왕비들이 입었던 한복을 입으며 추억도 만들었습니다.” 그에게 전주 한옥마을 관광을 권했더니 돌아온 답이다.
디나라 케멜로바 대사는 올해 1월 주한 키르기스스탄 대사로 임명받았고, 2월 초 한국으로 건너왔다. 지난 3월 8일 청와대에서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주한 대사로 오기 전에는 키르기스스탄 외교부 차관으로 일했으며, 한국을 포함한 중앙아시아와 관련된 업무를 맡았었다.
키르기스스탄은 키르기즈어와 러시아어를 공용어로 쓰는 중앙아시아에서 유일한 민주주의 국가다. 인구 620만 명, 면적 19만9951㎢이며, 1992년 한국과 국교를 수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