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시내에 내부 훤히 보이는 성인용품점 ‘눈살’

낯 뜨거운 문구·그림 부착
청소년 등 부정적인 영향 우려

내부가 훤히 보이는 성인용품 가게.

“엄마, 저기는 뭐하는 곳이에요?”

최근 어린 자녀와 함께 군산 최대 중심지인 수송동을 찾은 주부 이모 씨(35)는 (딸의) 갑작스런 질문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딸이 궁금 한 표정으로 가리킨 곳은 다름 아닌 투명 유리로 된 성인용품점.

내부가 훤히 보이는 성인용품 가게에 깜짝 놀란 이 씨는 순간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라 그 자리를 황급히 피하는 것으로 위기(?)를 모면해야 했다.

이 씨는 “선정적인 문구들이 그대로 노출된 성인용품점으로 인해 초등학생과 청소년들이 나쁜 영향을 받진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도심 한복판에 내부가 보이는 24시 무인 성인용품점이 문을 열어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곳은 기존 외부를 가린 성인용품 판매점과 달리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안에 뭐가 있는지 확인이 가능할 정도다.

성인용품에 대한 홍보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고 이를 규제할 방안도 없다.

실제 지난 3일 찾아간 이곳은 ‘24시 무인 성인용품 판매점’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었다.

외부에는 ‘성생활 편의점’이라는 글귀가 쓰여 있고, 콘돔이나 남녀 속옷차림의 스티커도 부착된 상태다.

특히 유리창 너머 가게 안에는 각종 성인용품과 함께 ‘000밤 선사해줄게’, ‘안전하게 00보내줄게’ 등 등 낯 뜨거운 문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신분증(성인) 인증만 하면 누구나 입장가능하다.

이 때문에 미성년자들이 성인 신분증을 도용하면 별다른 제재 없이 이곳을 들락거리거나 성인용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가게 외부 그림이나 눈에 들어오는 문구들이 자극적이어서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및 탈선도 걱정되는 대목이다.

인근 상인 김모 씨(42)는 “이곳은 젊은이들은 물론 청소년들도 자주 오는 곳인데 아무리 성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으로 바뀌었다고 해도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며 “가림막이라도 설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이곳 성인용품점과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초등학교가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4학년 자녀를 둔 김모 씨(40)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이런 시설이)교육적으로 좋을 리 없다”면서 “밖에서 내부가 보이는 성인용품이 도심 한복판에 있는 것은 다소 부적절해 보인다.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한편 성인용품점은 현행법상 지자체 허가가 필요하지 않은 자유 업종으로, 별도의 신고없이 사업자등록만 하면 영업이 가능하다보니 군산시 역시 단속할 근거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