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좌장인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 의원간 갈등이 커지면서 분당이 임박하고 있는 가운데 정운천(전주을)·김관영 의원(군산)의 추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두 의원의 행보가 각기 다를 가능성도 높은 데다 전북 총선 판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자유한국당행 설이 돌았던 정 의원은 비당권파 의원(유승민·안철수계)들과 지난 30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출범시켰다. 김 의원은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사실상 당권파로 분류되고 있다.
변혁 대표인 유 의원은 지난 21일 신당 창당 시점을 12월 정기국회 이후로 못 박았다. 연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과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의 윤곽이 드러나면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유 의원은 “황교안 대표가 마음을 터놓는 대화를 한다면 통합할 수 있다”며 한국당 합류 가능성도 남겨뒀다.
반면 손 대표는 같은 날 “나가겠다고 하면 빨리 나가라”며 “자기가 만든 당을 풍비박산으로 만들고 완전히 깨진 뒤에 나갈 생각하지 말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와 거래해 한국당으로 돌아갈 궁리만 하는 분들은 하루빨리 갈 길 가라”고 했다.
사실상 당의 분당이 가시권에 들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비당권파인 하태경·이준석 의원의 징계문제로 갈등이 격화된 상태다.
22일에는 변혁에 속해있는 안철수계 의원들과 호남계 등 당권파에 속하는 국민의당 출신 의원 16명이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당의 진로에 대해 논의했지만, 서로의 의견차만 확인한 채 끝마쳤다. 안철수계는 “손학규 대표가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반면, 당권파는 “유 의원의 탈당 후 남은 사람들끼리 제3지대 대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전북 의원인 정 의원과 김 의원의 거취는 어떻게 될까.
당초 정 의원은 지난 4월 전북일보를 통해 한국당 합류설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한국당행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지역구 민심 때문에 무소속 출마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정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예산정국이 끝날때까지는 떠나지 않는다”며 “거취는 전북 예산 확보를 끝마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원내대표를 역임할 때 더불어민주당과의 패스트트랙 밀약설이 돌았던 김 의원은 정중동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당이 어렵지만 제3지대가 더 확장돼 건전한 합리적 진보·중도세력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의 논리대로 교섭단체인 바른미래당 중심의 제3지대 구축을 염두해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당권파는 평화당, 대안정치, 무소속 의원들이 바른미래당으로 흡수·통합되는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