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고위 퇴직 공직자를 도내 경제단체 간부직에 임명하는 낙하산인사가 근절되지 않고 이어지면서 또 ‘관피아’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수개월간 공석이었던 전주상공회의소 사무처장 자리에 지난 8월 명예퇴직한 도청 고위 공직자가 내정되었다는 소문이 최근 사실로 드러나면서 비롯됐다. 공모절차도 안거친채 공직자 윤리위원회의 사전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게다가 일찍 명예퇴직을 한 배경이 사무처장 낙점을 받고 절차를 밟은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면서 내정 사실에 대한 경제계 안팎의 시각도 곱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그동안 전주상공회의소 역대 사무처장 자리는 지난 5월 퇴임한 전임처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북도 퇴직 고위 공직자의 독차지였다. 다시 예전의 관행으로 돌아간 셈이다. 이같은 낙하산 인사는 상공회의소 뿐만이 아니다. 건설협회 전북도회 사무처장 자리 역시 전임 처장 한명을 제외하고 줄곧 전북도 건설국장 출신 임명이 거의 불문률처럼 이어져 왔다. 기관장도 예외는 아니어서 전북도 산하 공기업인 전북개발공사의 경우 현 사장(9대)만 최초로 인사청문회를 거쳐 취임했을 뿐 그동안 최소한의 절차도 안거치고 보은성 인사기 이뤄져 왔다.
이같은 낙하산 인사에 대해 비판이 이어지는 것은 만만치 않은 역기능 때문이다. 도청에서의 근무 경험을 살려 단체의 성장에 기여한다는 일부 긍적적 평가가 있는게 사실이지만 그 보다는 건전하고 생산적인 민- 관관계 형성에 지장을 초래하고, 조직 자율성이나 독립성이 훼손되면서 자칫 관변단체로 추락할 수 있는 부작용을 무시할 수 없다. 해당 단체의 위상이 추락하면서 회원들의 권익 옹호에 소홀해질 수 있다. 또 전문성과 능력 부족으로 자칫 부실경영 논란을 빚기 쉽다. 관련 단체나 기관 직원들의 사기저하도 당연하다.
전북의 열악한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고위직 공직자가 퇴직후 갈 만한 민간기업이나 단체가 적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낙하산 인사를 합리화시키는 명분이 될 수는 없다.
퇴직 공직자의 낙하산 인사는 근절해야 할 적폐다. 이제까지의 관행을 되풀이하지 말고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인물을 발탁하기 위해서는 인사청문회나 공직자 윤리위원회의 검증과정이 엄격하고 투명한 기준으로 더욱 철저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