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 지역의 한 마을이 특별한 감사제를 100년가량 이어와 화제다. 감사제가 이어지는 마을은 진안의 관문에 위치한 부귀면 소태정마을(이장 김봉철)이다.
소태정마을은 5일 고 김치삼(230평), 이만진(600평) 2인을 기리는 ‘마을 영감님 감사제’를 올렸다. 두 명의 고인은 해마다 어김없이 보릿고개를 치러야 했던 100여년 전 이 마을에 살던 주민으로 자신의 토지를 마을 공동체에 희사하고 별세했다. 심마니였던 이들은 약초를 캐서 내다 판 돈으로 토지를 마련해 살다가 생전에 기부한 것으로 전한다. 당시만 해도 전답 한 뙈기 못 가진 주민이 많던 시절이라 두 고인의 토지 기부는 파격적이었다는 게 한 주민의 설명이다.
소태정마을 주민들은 비슷한 시기에 별세한 김치삼, 이만진 씨를 위해 해마다 음력 10월 10일을 기일로 정하고 조촐한 제사를 지내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부터는 마을축제 시기에 맞춰 다소 성대한 제를 올리고 있다. ‘마을 영감님 감사제’는 마을 주민 전원이 참여하는 큰 행사로 이어져 왔다.
이날 마을축제에선 제례 순서에 따라 두 명의 고인을 위한 감사제가 진행됐다. 이후 오후 늦게까지 주민들이 펼치는 신바람 고고장구, 가야솔 퓨전 가야금, 한빛 음악회 밴드 등의 공연이 이어졌다.
축제위원장인 김봉철 이장은 “마을을 위해 귀중한 토지를 희사하신 두 분의 공동체 정신을 기리고 감사드린다”며 “내년에는 마을주변에 쑥부쟁이 경관을 조성해 더 멋진 감사제와 마을축제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소태정마을은 학교에서 먼 거리에 위치하지만 시골에서는 보기 드물게 15명의 초등학생이 있으며 이들 꿈나무들을 위한 어린이 작은도서관과 놀이터 등이 잘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