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북 총선은 ‘당심’과 ‘인물’의 대결구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북에서 과반이상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후보군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역 의원 수가 적고 원외인사가 많은 데 따른 영향이다. 게다가 원외인사도 신인보다 기성 정치인 비중이 높아 참신하지 않다는 평가다.
반면 민주평화당·바른미래당·대안신당 등 야권은 지지율이 취약하다. 올초부터 계속 1~4%대 사이를 맴돌고 있다. 다만 현역 의원이 많아 여권에 비해 인물면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내년 4·15총선을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양자가 내세울 수 있는 무기는 다르다. 여권의 ‘당심’과 야권의 ‘인물’ 중 어느 무기가 선거 국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민주당은 ‘조국정국’에도 전북에서 과반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장관 임명 강행 이후 다른 지역은 민심이 이반됐지만, 전북은 유일하게 결집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같은 지지율 추이는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실시한 자체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을 향한 전북 등 호남지지율은 68%로 나타났다.
예비후보군도 많은 상황이다. 전북에서 민주당 당적을 갖고 출마하려는 후보는 모두 25명으로, 전체후보(47명) 중 53%를 차지한다. 후보들 출신도 전직 의원을 비롯해 청와대, 공공기관, 시민단체, 노동계, 여성계 등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 후보들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역의원이 2명으로 적은데다 원외 인사들도 참신성이 떨어진다는게 중론이다. 특히 원외인사들은 전직의원 등 기성 정치권에 몸담아온 인사들도 상당수다. 정치 신인들은 8명에 불과하다.
야권은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여권과 달리 지지율이 침체상태다. 한국갤럽(5일~7일)이 실시한 자체여론조사에서 바른미래당, 평화당을 향한 전북 등 호남 지지율은 각각 1%, 4%였다. 전북에 현역의원이 없는 정의당(8%)과 자유한국당(4%)에 뒤처지는 수준이다. 현재 결사체 형태인 대안신당은 아직 지지율이 파악되지 않는 상황이다.(자세한 사항은 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그러나 인물면에서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역 의원이 8명인 점과 관계가 깊다. 평화당 3명, 바른미래당 2명, 대안신당 2명, 무소속 1명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소속 정당의 인지도가 약해도 현역의원 프리미엄은 무시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역 의원은 4년 동안 유권자들에게 각인된 반면 원외인사들은 그렇지 못하다”며 “예를 들어 고위공직자 출신의 경우 정치와 언론, 공직사회에서 인지도는 높지만 유권자들 사이에선 모르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야권 정당 사이에는 ‘제3지대 신당’ 등 통합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여러 정당이 난립하는 상황에서 인지도 있는 후보가 여러 명 나오면 인물보다 정당을 중심으로 투표하는 성향이 작용하지만, 야권 통합으로 1대 `1 대결구도가 형성되면 인물론이 부각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대 전북총선에서는 ‘당심’이나 ‘인물’보다 이른바 ‘바람’이 영향을 미쳤다. 전북은 민주당이 깃발만 들면 당선구로 여겨져 쇄신 1순위 대상으로 꼽혔지만, ‘반문(反文)정서’와 ‘안풍(安風)’에 힘입어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국민의당의 이름으로 대거 당선됐다. 당시 국민의당은 10석 가운데 7석을 가져갔고, 민주당은 2석, 새누리당 1석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