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색화가 이양자가 전하는 ‘나를 멈추는 여백’

전주 공간시은서 12월 8일까지 작품전
야생화·나비 등 자연의 목소리 담아내

진한 가을빛으로 무르익은 11월, 한지 화폭에 담긴 야생화가 계절에 운치를 더한다.

채색화가 오송 이양자의 초대전이 지난 9일부터 오는 12월 8일까지 한달 간 전주 공간시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야생화 30점 연작부터 군방도 병풍까지 다양한 색채의 조화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 첫 날인 지난 9일에는 여는 행사로 대금과 가야금 연주공연이 펼쳐졌다. 대금에 양영렬, 가야금에 남아정 연주자가 ‘청성자진한잎’과 ‘천년만세’로 전시 주제인 ‘나를 멈추는 여백’에 운율을 입혔다.

이날 전시 개막행사에는 김상준 전 KBS 아나운서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0호 지성자 명인도 참석해 축하인사를 전했다.

이양자 화가는 이 자리에서 “이번 전시 작품의 80% 이상이 올해 신작이라 부담도 있었지만 젊고 새로운 공간에서 전시를 하게 돼 즐거움이 크다”며 “작품 속 자연대상이 가진 긍정적인 의미를 생각하며 작업에 매진했다”고 말했다.

채색화가 이양자의 회화는 점, 선, 면을 통해 종이의 여백을 채우는 것에서 출발해 ‘채워진 여백’을 완성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오방색을 기본으로 여러 번 색을 올린 결과물은 색면(色面)의 바탕이자 채색화의 중심이 된다.

화가의 50여년 작품 활동의 관록이 묻어나는 이번 전시 작품에는 십장생을 비롯해 야생화, 풀, 나무 등 자연의 풍경들이 정성스러운 붓질 하나하나에 담겼다. 분홍, 노랑, 파랑과 같은 원색 계열의 색으로 바탕을 채워 자연의 맨얼굴과 쏙 닮은 익숙한 감각을 일깨운다.

공간시은 운영자 채영 씨는 “이양자 화가의 작품에는 그림을 감상하는 이의 현재와 미래의 안녕을 기원하고 축복하는 의미가 담긴 자연 속 대상이 채색을 통해 화면 위에 놓여 있다”며 “이번 전시는 최대한 친숙하고 편안하게 채색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우리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소재로 했다. 그림 속 자연이 담고 있는 각각의 의미를 느껴보시라”고 전했다.

한편, 오송 이양자 색채화가는 전주 오스갤러리, 서울 한국미술관, 전주 리베라 갤러리, 서울 롯데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선보여왔다. 대한민국 미술협회전, 강암 연묵회전을 비롯해 강암 서예관, 대만 타이페이 시청 청사, 중국 후베이성 우한 중앙미술관 등에서 열린 국제 그룹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는 강암학술재단 이사이자 대한민국미술협회·강암학술재단 회원으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