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의원들 “와일드푸드축제·술테마박물관 폐지하라” 신경전

"정체성 맞지 않아"·“시대 착오적 박물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역 의원 간 치열한 설전

완주군의회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완주의 간판 축제인 와일드푸드축제와 역시 대표 관광 아이템인 대한민국 술테마박물관의 존폐를 놓고 각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 신경전이 펼쳐졌다. 정체성이 부족한 와푸축제, 시대 착오적 술테마박물관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큰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 15일 속개된 완주군의회의 문화관광과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정종윤 의원(상관, 소양, 구이)은 작심한 듯 “와일드푸드축제를 9년째 했지만 지역 정체성을 세울 하드웨어가 없다. 1회성 축제로 계속 끌어갈 것이 아니라 미래 지향적 차원에서 과감히 포기하고 다른 명품 축제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귀현 의원(고산, 비봉, 운주, 화산, 동상, 경천)은 와푸 축제 때 3억 원 어치의 티켓을 발행하는 데 외부 관광객 유입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다. 외부 관광객 유치에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와일드푸드축제가 열리는 고산 등 동부권 출신 의원들이 나서 발끈 발언을 했다.

최찬영 의원(비례대표)은 “술박물관에 투입되는 예산 대비 관광객 유입 등 효과가 있는가. 음주에 비판적인 문화가 확산되는 추세에서 ‘술’을 관광 테마로 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 미래 지향 차원에서 볼 때 술박물관 운영을 멈추고 방향을 다시 잡아야 한다”고 폐관을 주장했다.

술테마박물관은 와푸축제 폐지까지 거론한 정종윤 의원의 지역구인 구이면 덕천리에 위치해 있다.

다른 의원들도 최 의원 주장을 거들고 나섰다. 봉동·용진의 소완섭 의원은 “200억 쏟아붓고도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시설에 100억을 또 투입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군 예산을 내 돈이라고 생각하고 술박물관을 접는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요구했다.

역시 봉동·용진의 김재천 의원은 좀 더 구체적인 주문을 했다. 김 의원은 “술박물관을 지금 추진하고 있는 완주역사박물관으로 대체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고 했고, 서남용 의원(고산, 비봉, 운주, 화산, 동상, 경천)도 “공감한다. 적극 검토해 달라”고 했다.

답변에 나선 전영선 문화관광과장은 “와푸축제 정체성 문제에 대해 전문가들도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계속 고민하며 노력하고 있다”며 “하드웨어적 부분의 경우는 축제장 부지가 수자원공사 소유여서 (건축 등)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