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시내 뒤덮은 까마귀떼, 도시 골칫거리로

이달 초부터 옥산면·미장동 등에서 목격
도시 미관·위생 문제, 농작물 피해도

군산시 미장동에 출현한 까마귀 떼.

 27일 군산 미장동 일대를 운전하던 이모 씨(42)는 수 만 마리로 추정되는 까마귀떼를 보고 순간 기겁했다.

이 씨는 “전봇대 전신줄은 물론 도로 주변을 까마귀들이 배회하면서 안전 운전에 방해했을 뿐 아니라 차량에 배변까지 묻었다”며 “도심 한 복판에서 이런 광경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최근 군산에 대규모 까마귀 떼가 출현하면서 새로운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까마귀 떼들은 이달 초부터 옥산면과 지곡동 심지어 상가와 공공기관이 몰려있는 미장동 택지개발지구에서까지 목격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까마귀떼로 인해 배설물은 물론 농작물 피해까지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까마귀떼가 머문 미장동 일부 지역 역시, 배설물과 깃털 등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었고 이로 인해 도심 미관 뿐 아니라 사람의 위생까지 위협했다.

한 상인은 “며칠부터 주변에 까마귀 떼가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겉잡을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며 “까마귀에 대한 안 좋은 인식 탓에 보면 기분도 찝찝하고 (무엇보다)환경오염의 주범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까마귀 떼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 검출 우려와 함께 전신줄에 주로 앉다보니 정전 사고까지 일어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도심 까마귀 떼로 주민과 농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지만 관계기관의 대처는 지지부진하다.

일각에서는 까마귀 떼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서 이를 퇴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도 매년 군산에 까마귀 떼가 찾아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도 수원시도 겨울만 되면 매년 등장하는 까마귀 떼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다양한 퇴치운동을 벌이고 있다.

미장동 주민 한모 씨(42)는 “까마귀 떼를 방치할 경우 군산 역시 소음과 위생 등 피해가 매번 반복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군산에 날아 든 까마귀 떼는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겨울 철새 중 하나인 ‘시베리아 까마귀’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