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희 시인, 두 번째 시집 ‘떠난 것들의 등에서 저녁은 온다’

불통과 불화 넘어, 공존과 상생 꿈꾸다
28일 익산 하늘정원서 출판기념 북콘서트

불통과 불화의 세계 인식을 거쳐 더 나은 세계로의 도약을 꿈꾸는 시적 사유.

유은희 시인의 시가 품고 있는 서사는 어둡고 언어적 질료 또한 언뜻 보면 하강적 이미지를 담고 있는 듯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궁극적으로 희망을 노래한다.

지난 2010년 (주)국제해운(대표이사 윤석정)과 열린시문학회 시창작교실(대표 이운룡)이 시상한 ‘국제해운문학상’ 대상을 받은 유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떠난 것들의 등에서 저녁은 온다> (천년의시작)를 펴냈다.

유 시인은 이 세계에 대해 분노하고 절망하는 대신, 그 반대쪽의 풍경을 언뜻언뜻 내비치면서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이번 시집에는 유 시인의 이러한 이야기가 가지런히 담겼다.

읽는 이로 하여금 옛 기억을 소환해 정서적 환기를 가능케 하는 시들, 연민을 넘어 궁극적으로 화해와 소통, 공존과 상생을 꿈꾸는 시들이 반갑다.

복효근 시인은 해설을 통해, 유 시인의 시는 “추억의 감염력이 사뭇 높으며, 추억을 통해 보여 주는 그것을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연민으로 바라보는 능력 또한 탁월하다”고 했다.

“매미 울음 받아내기 위해 / 느티나무는 그늘을 펼치는 것이다 / 깊이 꺼내 우는 울음 / 다 받아주는 이 있어 / 그래도 매미 속은 환해지겠다 / 느티나무 발등 흥건하도록 /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 전생을 쏟아야 하는 슬픔인 것이다 / 어깨가 넓은 느티나무 그늘은 / 울기 참 좋은 곳이어서 / 언뜻언뜻 하늘도 눈가를 훔친다 …” - ‘느티나무 그늘은 울기 좋은 곳이다’ 중.

신달자 시인은 표사에서 “유 시인의 시는 세상을 열어 보이는 큰 문이며 무르고 허물어지는 인간의 마지막 자존을 따뜻한 시선으로 열어 보이고, 물오른 대추나무처럼 단단하면서 싱그러워 독자들을 시적 사유의 장으로 이끄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유 시인은 전남 완도 출신으로 원광대 문예창작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전주·익산에서 인문라이브러리, 시 교실, 청소년독서회 등에서 강의하며 시민과 소통하고 있다. 첫 시집은 <도시는 지금 세일 중> .

한편, 유 시인은 28일 오후 6시 30분 익산 이리중앙교회 옆 하늘정원에서 출판기념 북콘서트 낭독회 ‘찻잔 속의 시’를 연다. 그의 절절한 시어를 만날 수 있는 자리, 기대해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