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색깔 없는 전주 관문

호남제일문 통과 후 타 도시와 다를바 없는 도로풍경
전주역 앞 마중길 조성으로 관광도시 면모 신경 쓰는 것과 대조
연간 25만대 넘게 한옥마을 관광객 차량으로 이용
전주시 차량 이용 관광객 외면 지적

지난달 30일 전주 마중길과 더불어 전주의 관문인 호남제일문 도로 일대에 도시의 특색을 느낄 수 있는 조형물 등이 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현욱 기자

‘호남제일문’은전주를 방문하기 위해 반드시 통과해야하는 전주의 관문이지만, 호남제일문에서 전주 도심으로 향하는 길은 밋밋하기만 하다. 호남제일문을 지나도 ‘맛과 멋의 고향’, ‘양반의 도시’, ‘슬로우시티 전주’ 등을 느낄 수 있는 그 어떤 설명이나 조형물도 없다.

갖가지 장식으로 꾸며놓은 전주역 앞에 조성한 마중길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KTX, 무궁화호 등 기차를 이용해 방문하는 관광객은 전주역 앞에 펼쳐진 마중길을 마주한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그간 마중길을 설명하며 “전주역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마중길을 마주하면 전주의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전주에서 관광버스를 운행하는 최모씨(58)는 “남원에는 남원IC를 통과하면 춘향이와 이몽룡이 춘향전의 도시임을 알 수 있는 조형물이 있는데 전주는 호남제일문을 통과한다고 해도 전주를 표현하는 그 어떤 것도 없다”면서 “관광도시를 표현할 수 있는 조형물이나 캐릭터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기차편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차량을 이용해 방문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전주시가 파악한 한옥마을 주차장 이용현황을 보면 최근 3년간 100만대가 넘는 차량이 이용했다. 연도별로는 2017년 40만 5596대, 지난해 36만 7969대, 올해 9월기준 26만 8420대가 한옥마을 주차장을 이용했다.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해마다 25만대 이상이 된다는 얘기다. 또 서울에서 오는 고속버스가 호남제일문을 통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많은 관광객이 차량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모습에 일각에서는 시가 차량을 이용해 방문하는 관광객은 외면하고, 기차편으로 전주를 찾는 관광객에만 신경쓴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주의 상징물로 자리매김한 호남제일문과 연계될 수 있는 시각적 관광효과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 사카이미나토 현에 위치한 요괴마을의 경우 마을 초입에 유명한 만화가의 요괴 캐릭터들을 배치해,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최영기 전주대학교 관광학과 교수는 “호남제일문은 전주를 상징하고 있지만 그 곳을 통과하는 관광객들에게 다른 감흥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일본 요괴마을의 경우 요괴 캐릭터를 이용해 누가 봐도 요괴마을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장점이 있다. 벤치마킹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제일문은 전주를 상징하지만 호남제일문과 연계되는 경관 등 특징지어서 전주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 필요하다”며 “도로, 조형물, 거리 경관 조성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전주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