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건설업계, 빈익빈 부익부 심화 딜레마

1군 건설사 5년간 없는 상태서 2·3군 업체가 공사 독식
중소건설사, 손익분기점도 못 맞추는 수주실적으로 경영난 허덕

전북지역 건설업계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놓고 업계 내부에서 입장차가 대립하고 있다.

건설업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강소업체들 위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과 중소건설사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전북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도내 700여개 종합 건설사 가운데 30%에 달하는 250여 개 사가 손익분기점인 50억 원도 수주하지 못하고 매년 10개사 넘는 업체는 단 한건도 공공공사를 수주하지 못하면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반면 전체 수주금액의 절반 가까이를 상위 10여개 업체가 차지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최근 5년간 전북에서 시공능력 평가액이 5000억 원 이상인 1군업체는 전무한 상황이나, 5000억 원 미만 1000억 원 이상인 2군이 3개사, 500억 원 이상 10여 개 사가 대형공사를 대부분 수주하면서 절대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새만금 관련 대형공사도 대부분 외지 대형 건설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공사에 참여하는 업체도 이들 준대형 업체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나머지 업체는 끼어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초기설계비용 부담 등 리스크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소건설업체들 사이에서는 ‘그들만의 리그’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많다.

전북지역 중소업체들은 “신생업체나 실적이 없는 회사들은 실적을 쌓을 기회조차 없어 갈수록 도태되고 있다”며 “이들 업체에게도 기술력과 경쟁력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될 수 있도록 건설수주환경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상위 업체들은 “현행 운찰제식 입찰제도 때문에 부실한 업체들이 갈수록 늘고 있고 페이퍼 컴퍼니가 전북건설시장의 건전성을 좀 먹고 있다”며 “가뜩이나 전북건설시장을 외지 대형건설사가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북건설시장의 건전성 확보와 기술력 향상을 위해 부실업체를 정리할 수 있는 적자생존의 방식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북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북건설시장의 건정성을 악화시키고 있는 페이퍼 컴퍼니는 근절하는 대신 기술력 향상과 원가절감을 위해 노력하는 중소업체와 상위 업체들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건설수주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