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는 메시지다(Media is the Message).’
캐나다 미디어 이론가인 마셜 맥루한(1911-1980)이 ‘미디어 결정론’을 펼치며 내세운 명제다.
맥루한은 미디어가 전달하는 것은 그 메시지와는 전혀 다른 ‘미디어 그 자체의 특질’이라고 봤다. 같은 메시지라 하더라도 얼굴을 맞대고 직접 말하는 것, 신문이나 TV에 나오는 것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미디어가 다르면 메시지도 달라지며, 인간 행동은 메시지가 아니라 미디어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예술을 만난 미디어, 미디어를 만난 예술은 과연 어떤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달할까.
미디어와 예술을 접목한 다양한 방식의 작품을 통해 한국 미디어 아트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이 많은 시간 공을 들여 준비한 기획전 ‘미디어 랩소디’전. (10일부터 2020년 2월 23일까지 2~5전시실).
이번 전시에서는 ‘미디어 아트 개척자’ 백남준, 그 맥을 이은 박현기 등 아날로그 미디어아트 작품을 소환하고, 권순환·김해민·육근병·육태진·김범·이용백·홍남기·박철호·최성록·선우훈 작가 등 현시대 디지털 미디어아트 미술가 작품들을 교차해서 선보인다.
전북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백남준의 ‘TV 부처’, 백남준 이후 한국 비디오아트의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박현기의 ‘만다라 시리즈’, 소통단절의 시대상을 표현한 권순환의 ‘Hobject-PaPhe Project’ 등 ….
파격적이고 진중한 메시지를 던지는 12명의 영상·설치 작품 26점이 관람객을 기다린다.
전북도립미술관 관계자는 “미디어 자체가 메시지라는 맥루한의 주장은 지금도 유효하다. 미디어의 발전은 인간의 감각을 확장했으며, 동시대 미술을 견인하고 있다”며 “이번 기획전은 한국의 대표적인 미디어 작품과 현재 활동 중인 미술가들의 작품들이 서로 다르게 수용하고, 매개하고, 소통하면서 새로운 미학적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방식에 주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