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개발청, 차려준 밥상도 걷어 차나

정부 제5차 국토종합계획 반영 불구 하이퍼루프 사업 진행 ‘모르쇠’, LG화학 사태 되풀이 우려
최근 철도기술연구소, 새만금에 하이퍼루프 실증단지 조성 문의·새만금청, 시기상조 답변
새만금청, 실제 사업에 소극적…사업 추진 의지 의문

새만금의 속도감 있는 개발을 위해 설립된 새만금개발청이 정작 새만금 개발 신규사업에 소극적 모습을 보이면서 비판이 일고있다.

비행기보다 더 빨라 총알 열차로 불리는 하이퍼루프의 새만금 실증단지 구축을 놓고 새만금개발청이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를 열고 제5차 국토종합계획을 확정했다. 여기에는 새만금 하이퍼루프 실증단지 구축 내용이 담겼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역시 새만금을 하이퍼루프 실증단지 구축 최적지로 보고 새만금개발청 등과 부지사용 협의를 진행중이다.

지난 3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새만금개발청을 찾아 새만금청, 전북도 관계자들 앞에서 하이퍼루프 PPT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하이퍼루프에 대한 총괄적 설명과 기술력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하지만 새만금개발청은 하이퍼루프 개발 기술력 등을 감안할때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정부의 추진 사항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신중한 접근도 필요하지만 정부가 국토종합계획 수립을 통해 선물한 차세대기술 하이퍼루프 실증단지 구축사업을 스스로 걷어차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실증단지 구축사업 예산은 전액 국비로 충당된다는 점에서 새만금개발청이 굳이 먼저 손사래를 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실증단지 구축 예상 부지는 현재 진입이 통제돼 사용하지 않는 새만금 방조제 하부도로여서 새만금 전체 개발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정부 국토종합계획에 하이퍼루프가 적시됐고, 전북도와 정부가 미래형 SOC 구축과 관련한 논의에서 하이퍼루프를 언급해온 점 등을 고려할 때 새만금개발청이 정부와 전북도 정책과는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종합계획안에는 전북과 관련해 환황해권 교류거점으로 도약을 위한 글로벌 공공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전북 대도시권 형성을 위한 첨단교통연계체계 구축을 위해 초고속 첨단교통인프라, 즉 ‘하이퍼루프’ 구축이 적시돼 있다.

전북도 역시 정부 정책에 발맞춰 하이퍼루프를 통한 미래형 SOC 구축 대비를 해왔다. 지난 10월 전북도는 ‘미래형 SOC 전망과 전북의 준비’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상엽 전북연구원 연구위원이 미국 테슬라 CEO 엘론 머스크가 개발 중인 차세대 교통수단인 ‘하이퍼루프’ 개발계획을 예로 들면서 전북 대도약을 견인하고 미래 교통의 핵심 이동수단 선점을 위한 ‘새만금 하이퍼루프 실증단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처럼 ‘하이퍼루프’를 위시한 미래형 SOC 논의는 지속해서 이뤄져 왔음에도 새만금개발청의 소극적 자세에 공감하지 못하는 여론이 많다.

자칫 딴지걸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앞서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에 리튬공장 설립 투자와 전기자동차배터리 공장 신설을 고려했던 LG화학 투자를 거절해 비난을 사기도 했었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첫 논의를 시작한 단계로, 정해진 것은 없다. 정부의 R&D 투자 등 사업 추진 상황을 지켜본 후 판단할 문제”라면서도 “이제 처음 이야기를 시작한 단계인 만큼 논의의 장을 닫지 않고, 지속해서 관심을 두고 진행 상황을 챙기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