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침을 여는 시] 애달픔 - 황호정

한 시름

두 시름

날마다 젖은 밤

허구한 날

종이접기로

날밤을 샌다

 

반달연을

주소 없이

가을 하늘에 띄워 보니

 

창 너머 맑은 달이

소리 없이 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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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구한 날/ 종이접기로” 젖은 밤을 보낸다는 화자의 시름이 슬프다. 밤새도록 누구에게 보낼 종이를 접는지 쓸쓸한 모습이 보인다. 만일 허공에 띄울 수신자가 지구상에 생존하고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다. 허공을 맴돌다가 땅으로 되돌아오는 종이비행기는 찢어진 날개로 피눈물을 닦고 있을 터.

주소도 없는 반달연을 띄우다니요. 은하수 건너 그리움에 보내는 건가요. 생각으로 오는 사람들과 외로울 때 보고 싶은 옛사람에게 반달연은 찾아갈까요. 몸부림치며 내 몸에 닿는 찬바람은 천 마리 종이학을 접어 그리움에 띄우는 밤입니다.  /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