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메산골 밤하늘은 숨차게 초롱 했습니다. 깨금발을 디뎌도 잡힐 듯 잡히지 않았습니다. 어서 빨리 장대처럼 자라기를 소원했습니다. 별을 따서 가슴에 달고 싶었습니다.
암만 기다려도 고참 초병은 오지 않았지요. 하릴없이 별을 셌습니다. 어깨에 메고 있던 소총 끝에 일등병 계급장 속 작대기 두 개를 이어 붙여도 어림없었습니다. 손가락이 열 개뿐이라는 걸 안 것도 그 밤이었습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이제 다 못 헤는 것은/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운동주 <별 헤는 밤> )이었습니다. 별>
언제부턴가 흐리지 않아도 별이 보이지 않습니다. 반짝반짝 밝은(晶) 빛을 내던(生) 별(?)이 사라졌습니다. 내 눈이 어두워진 탓만은 아닙니다, 이미 재바른 누군가 다 따간 것이 분명합니다. 북두칠성 그 큰 국자로 술 떠 마신 밤이 많았으나, 아니다 아니다 빗금을 그으며 사라지는 별똥별 두엇 보았을 뿐입니다.
사라진 새벽잠에 일찍 눈 뜬 어느 아침, 짓밟히는 길바닥의 수많은 별을 보았습니다. 간밤에 다녀간 내 꿈의 잔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