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국회 시즌 2

김세희 정치부 기자

“어제는 잘 놀았나?”

“대한민국 법이 우스워요?”

“법같은 소리 하네, 어디서 법 타령이야”

“몇 년생인데 반말이야”

지난 27일 오후 국회 본회의가 열리기 전, 여야 의원들이 말싸움을 하는 모습이다.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을 비롯한 각종 민생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은 이같이 구상유취(口尙乳臭)한 언행만 일삼았다. 참으로 낯뜨거운 국회의 자화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은 지난4월 선거법개정안 등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될 때처럼 동물국회를 부활시켰다.

한 마디로 아비규환이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문희상 의장이 의장석에 올라서지 못하게 막아선 뒤, 경호원들과 서로 뒤엉켜서 몸싸움을 벌였다. 그러면서“의회독재”, “사퇴하라”라는 구호를 외쳤고, 일부 의원들은 문 의장을 항해“민주주의는 죽었다”고 쓰인 손 피켓을 집어 던졌다. 급기야 이은재 의원은 의장석에 진입하려고 시도하던 문 의장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국회 내에서 폭행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은‘국회법 166조’는 무용지물이었다. .

한국당 의원들은 누구 좋으라고‘동물국회 시즌2’를 만들었을까.

이들이 막장드라마를 방불케하는 동물국회를 재현할 때, 국민들은 무너진 경제때문에 한숨짓고 있다. 주변 지인들은 민생을 외면한 채 1년 내내 선거법개정안을 빌미로 ‘밥그릇 싸움’만 벌이는 의원들의 모습에 회의감이 든다고 한다.

무너진 민생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대안을 찾기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국회의원들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국민들이 의원들에게 바라는 모습은 막무가내식으로 폭력만 일삼는 게 아니라, 민생을 책임지려는 소명의식을 가진 정치인이다.

막스베버는 ‘직업으로서의 정치’에 자신이 감당해야 할 권력을 책임있게 수행할 자질과 역량을 갖췄는지 자문해야 한다고 썼다. 이 글귀를 의원들에게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