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군산에서 화살 맞은 고양이 ‘모시’가 발견돼 동물학대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일었던 사건과 관련해 한 인터넷 언론이 피해 고양이를 이용해 기부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고양이 ‘모시’를 보호하고 있는 군산 길고양이 돌보미 캣맘에 따르면 지난해 8월 30일 온라인 뉴스 매체인 A사에서 페이스북 게시글로 ‘머리에 못 박힌 고양이를 치료해주세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게시글에는 추가로 엄지손가락 이모티콘과 함께 해당 버튼을 누르면 200원씩 기부된다고 써놨다.
군산캣맘 측은 해당 게시글에 약 1만6000여명이 ‘좋아요’버튼을 눌렀고, 200원씩 기부되면 약 320만원이나 된다.
군산캣맘은 해당 A매체는 사전에 기부금 논의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군산캣맘 차은영 대표는 “모시에게 화살을 쏜 범인이 잡힌 뒤 기부금이 모집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군산캣맘에서는 고양이 수술을 위해 일부 지원을 받은 사실은 있지만 단 한 번도 따로 기부금을 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으며 특히 해당 매체와 기부금 논의를 위해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도 없다”고 말했다.
특히 모금액이 정확히 얼마나 모였는지와 사용처 등에 대해서도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차 대표는 “해당 업체에 항의 메시지를 보내자 업체 측에서 ‘모금을 받는게 아니라 저희가 동물단체에 기부한다는 뜻’이라고 답변했다”며 “하지만 모금액 사용처와 사진 도용 등에 추가 질의를 했지만 아무 내용도 들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오직 피해 고양이가 치유될 수 있게 노력했는데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보며 충격을 받았다”며 “특히 일부 시민들은 해당 게시글에 댓글로 군산 캣맘이 고양이를 팔아서 모금한다는 내용도 있어 너무 큰 상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는 이 같은 사안은 기부금품법 등에 위반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모악 김현민 변호사는 “사안을 봤을 때 (업무상) 횡령, 사기, 기부금품법 위반 등으로 볼 수 있다”며 “일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기부 플랫폼들로 인해 이용되는 경우가 있어 제도적으로 인증 받은 곳을 확인하는 등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한편 본보는 해당 인터넷 언론에 관련 해명을 요구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고양이‘모시 사건’은 지난해 5월 군산에서 화살에 맞은 고양이가 발견되면서 동물학대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사건이다. (본보 2019년 7월 16일자 5면, 17일자 4면, 23일자 4면, 30일자 4면, 12월 21일자 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