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57·사법연수원 17기) 전주지방법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8일 전주지법에 따르면 한 법원장은 오는 2월 13일로 예정된 정기인사를 앞두고 최근 대법원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법원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안다”고 사직이유를 설명했다.
한 법원장은 남은 임기인 다음달 중순까지는 법원장 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사직 후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아직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출신의 한승 법원장은 신흥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8년 사법연수원을 수석으로 수료하며 엘리트 판사로 명성을 떨쳤다. 1991년 당시 서울민사지법에서 초임 판사를 시작으로 2005년 이용훈 전 대법원장 취임 직후 처음으로 대법원장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등 요직을 거쳐 양승태 사법부 시절이던 2014년 법원행정처 사법행정실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18년 2월부터 전주지방법원장으로 부임했다.
줄곧 대법관 후보 1순위로 꼽히던 한 법원장은 사실 여부와 상관 없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가 시작된 후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곤혹을 치렀다. 정치권과 일부 진보 성향 판사로부터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자라는 공격을 받았으며, 2018년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제청한 신임 대법관 후보자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법조계는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역 법조계 인사는 “한 법원장은 전북을 넘어 전국에서 손꼽히는 최고의 판사였는데 매우 아쉬운 결정”이라면서, “한 법원장은 조직을 위해 열심히 헌신한 것일 뿐인데 본인의 의지와는 반대로 사법행정권 남용의혹에 휘말리면서 많은 좌절감과 회의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