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코로나 확진’ 믿을 수 없는 음성판정

군산 8번째 환자, 1차서 음성…마트 등 다녀
2차 검사서 확진판정, 접촉자 58명 능동감시
정부, 자가격리·능동감시자 가이드라인 강화해야

2일 국내 8번째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확인된 이마트 군산점에 임시 영업 종료 안내문이 걸려 있다. 조현욱 기자

군산에서 8번째 신종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은 60대 환자가 당초 1차 검사결과 음성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음성판정을 받은 후 격리가 해제돼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을 다녔다. 이로 인해 의심환자는 물론 격리대상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늘어난 격리대상자도 3일동안 도내 곳곳을 다녔을 것으로 추정, 심각성을 더한다. 믿을 수 없는 1차 조사, 구멍 뚫린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능동감시 및 자가격리 도내 107명

지난달 23일 중국 청도에서 입국한 군산 거주 A씨(62·여성)는 인천공항으로 입국 후 25일 기침과 가래가 나오는 가벼운 증상을 보여 이틀 뒤인 27일 군산의 유남진 내과를 찾아 진료를 받았다. 호전되지 않자 A씨는 자신이 우한을 다녀온 사실을 군산시와 군산시 보건소에 신고했고, 방역 당국은 A씨를 군산의료원으로 안내, 검체를 채취해 신종 코로나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결과 음성반응을 보여 귀가 조치와 함께 격리에서도 해제됐다.

이때부터 A씨는 확진판정을 받을 때까지 군산 이마트와 음식점, 병원, 대중목욕탕 등을 활보했다. 이로 인해 지역 사회 감염 확산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1차검사에서 음성판정이 나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초기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전수조사와 격리 등의 대책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는 최초 증상에서 바이러스가 몸 전체에 확산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사할 경우 음성으로 판정되기도 한다”면서 “때문에 증상이 심해져 2차 검사를 할 경우 양성 판정이 나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재 우한대학교에서 유학생활을 한 2명의 학생들이 발열 등의 증상을 보여 전북대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판정을 받아 능동감시를 받고 있고, 김제의 한 초등학교에서 어학연수를 다녀온 학생 3명도 증상이 없고, 1차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와 능동감시를 받고 있다. 전북도에만 이들처럼 능동감시 및 자가격리를 받고 있는 인원은 107명에 달한다.

 

관리 안되는 능동감시, 격리조치 강화해야

이같은 상황에서 의심환자 감시에 대한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신종 코로나는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1급 감염병으로 분류되어 있다.

의심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의무신고와 감염병관리기관에서 입원치료를 받아야 한다. 의무적으로 정부의 역학조치에도 응해야 한다.

그러나 도내에서 발생한 8번 환자처럼 음성 판정 이후에는 강제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1차, 2차 검사 용어는 없으며 1차 검사 후 판단이 애매한 경우에 재검사를 한다. 음성 판정 이후 법적 강제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음성 판정 이후 2차 검사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만큼 잠복기간 동안 이들을 추가 격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 김원석 씨(30)는 “확진자가 처음 음성이후 돌아다니다가 양성반응이 나왔다”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지침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현재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최정규·엄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