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고구려를 건국한 주몽이 자신이 쫓겨나온 부여를 공격하면서 유년시절의 장소를 찾았는데, 당시에는 나무가 별로 없었던 산이 온갖 나무로 풍성해진 것을 보고 했던 말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세월의 무상함과 시간의 흐름 속에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는 뜻의 이 속담은 다음 두 가지의 의미로도 해석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10년이라는 시간이 굉장히 긴 시간이라는 점이다. 조선시대의 평균수명이 35세 전후였다고 하니, 그 당시 10년의 길이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또 다른 의미는 10년 정도는 지나야 비로소 세상의 변화가 느껴졌다는 것으로 그 시대 사회변화의 속도가 매우 느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의 한 자동차 회사에서 2028년까지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상용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자율운행 자동차의 개발이 한창이며, 인공지능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게 되었다. 18세기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변화의 가속도는 2020년 현재에 살고 있는 우리 앞에 4차 산업혁명이라 일컬어지는 거대한 변화의 쓰나미가 되어 급속한 사회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사회의 변화에 가장 빠르게 적응하는 세대가 바로 병역의무 이행의 적령기 세대이고,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행정을 하기 위해 병무청은 끊임없이 혁신을 계속하고 있다. 병역의무 이행을 알리는 통지서를 개인 휴대전화로 받아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한 바 있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24시간 병무민원 상담의 시대가 곧 도래할 예정이다.
병역의무 통지서는 병무청이 창설된 이래 지방자치단체 병무담당 직원에 의해 직접 병역의무자에게 전달되었고, 국가사무의 위임이 대폭 축소된 2002년부터는 주로 등기우편을 이용하여 교부되었다. 그리고 PC의 대중적인 보급으로 인터넷 사용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한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라 2007년부터는 개인 전자우편(E-mail)으로도 통지서가 교부되기 시작하였으며, 최근에는 정보통신기술의 비약적인 발달에 힘입어 개인 휴대전화로도 통지서를 받아보는 사회가 된 것이다.
병무청은 민원상담 분야에 있어서도 2002년 병무민원상담소를 개설하여 상담기능을 대폭 강화하였음은 물론, 방문과 전화에 의존하던 기존의 상담방법을 인터넷상담과 휴대전화 문자상담으로까지 확장하였다. 또한 금년부터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법을 활용한 챗봇상담을 실시하기 위해 전산 프로그램과 광범위한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있다.
이렇듯 병무청은 급변하는 사회적 환경과 그 변화를 주도하는 세대들과의 소통을 위해 응변창신(應變創新)의 자세로 혁신을 지속하여 왔다. 변화의 시대, 진보하지 않으면 정체가 아니라 곧 퇴보라는 신념으로 달려온 병무청 혁신의 시계는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중심으로 한발 앞서 변화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는 병무청 창설 50주년이 되는 해이며, 50년의 역사를 돌아 백년대계의 전환점에 서있다. 창설 이래 시대 흐름에 맞춰 부단히 변화해온 병무청에 가속된 변화의 물결은 또 다른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새로운 기술에 부합하는 스마트한 행정의 실현과 공정한 병역이행 분위기 조성이라는 국민들의 요구다. 새로운 세대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국민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병무행정 실현을 위한, 그리고 새로운 병무청 50년을 열기 위한 혁신의 노력에 도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해 본다.
/이영희 전북지방병무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