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화관광재단 임추위원장 소회(所懷)

안도 전 전북문화관광재단 임원추천위원장

문화와 예술이 힘차게 살아서 맥박 치는 우리 전북이다. 이러한 문화예술에 더욱 비중을 두어야 할 당위성은 바로 소득증대와 직결되는 관광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6년 ‘문화로 싹트고 관광으로 꽃피는 전북’이라는 비전으로 ‘전라북도 문화관광재단’을 출범시켰다.

그리고 4년 동안 지역의 열악한 문화예술 분야의 창작환경을 조성하다가 금년 전라북도에서는 새로운 대표이사와 이사, 감사를 선임하고자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모를 했다. 접수가 시작되자 많은 인재들이 지원을 했다. 따라서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여 공모자들의 도덕성, 경영 능력, 정책수행 능력 등을 서류 및 면접을 통해 평가를 했다. 그러나 공모자를 2명으로 압축해서 이사회에 올렸으나 부결이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필자는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장이라는 막중한 중책을 맡아 나름대로 중립적 임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부결이 됨에 따라서 위원장인 필자를 비롯해서 위원 모두가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런데 여기서 분명히 밝혀둘 것은 ‘추천위원’ 전체가 2명을 찬성한 것이 아니라 위원 모두 1/N의 추천권만 행사했다는 점이다.

임추위원들에게 쏟아진 비난 중 “지역성을 고려하지 않고 업무능력만을 따진 것이 아쉽다” 또는 “대표이사 임무는 문화관광 정책 제안과 수행 그리고 전북도와 문화예술인을 잇는 가교 역할이기 때문에 ‘스펙’보다는 ‘전북을 잘 아는 인물’이 적합하다”는 것들이었다. 필자도 애당초부터 이에 대한 공감을 가지고 담당자에게 처음부터 응모자격을 전북 출신으로 한정하거나 전북 인물 1명, 타 지역 인물 1명을 추천의 가이드라인으로 하자고 했더니 ‘인권조례 차별금지법’에 위반된다고 했다. 그런데 결국 우려했던 상황이 분출되고 말았다. 또한 이사회를 통과했더라도 도의회의 인사검증과 도지사의 최종 임명이라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절차가 있다.

필자는 이 기회에 개인의 소견이지만 다시 선정을 해야 할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가급적이면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전북사람이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피력하고자 한다.

첫째, 전북의 ‘전통과 문화’를 잘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막상 우리고장 사람들도 전북의 전통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그런데 하물며 예술현장에서 진두지휘를 해야 할 대표이사가 그 실상도 잘 알지 못하고 표피적 정책으로만 예술지원, 예술교육, 문화 공간 조성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어떻게 전개할 수 있겠는가?

둘째는 지역예술가들과 지역 주민들이 많은 호응과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공감을 해야 한다. 그런데 소통은 뒤로하고 ‘보여주기식 실적행정’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셋째는 과거답습 탈피라는 미명아래 지역문화의 특수성이나 지역 예술가들의 향유에 대한 고려 없이 타 지역에서 각광 받고 있는 문화 사업들을 모방함으로써 임시방편이나 행정 편의적 진흥이 될 위험이 크다는 점이다.

전북에서 태어나 전북을 잘 알고 전북을 걱정하는 애향 정신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런 이유들이 한낱 우려일지 모르지만 전임 ‘임추위위원장’으로서 또한 전북문화예술계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일을 반면교사 삼아 중앙무대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타 지역 인물보다는 서툴더라도 전북 문화를 사랑하는 고장의 연고 인물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얘기다.

 

/안도 전 전북문화관광재단 임원추천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