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에서 공고·상고 이름 사라진다

3월 1일자로 완주 삼례공고, 전북하이텍고로
장수 장계공고도 전북유니텍고로 변경
공고·상고 명칭 학교 21곳 중 4곳 뿐
직업군과 학과 다양화 추세 따라

앞으로 도내 고교에서 공고, 농고, 상고 명칭을 찾아보기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육과정과 직업계교 계열구분이 사라지기 시작하고, 고교별로 다양한 학과를 도입하면서 전통적으로 써왔던 농·공·상고 이름을 바꾸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24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1일자로 완주의 삼례공업고등학교와 장수의 장계공업고등학교의 명칭이 각각 전북하이텍고등학교, 전북유니텍고등학교로 바뀐다.

삼례공고의 경우 2020학년도부터 드론항공과와 부사관전기과 도제기계과가 신설됐고, 장계공고도 조리제빵과를 신설하면서 순수 공고라는 명칭이 더이상 어울리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학교의 명칭 변경은 학교가 자체적으로 지역사회와 학생회, 동창회 의견을 수렴해 교육청에 명칭변경을 신청하고 교육청이 판단해 도의회에서 승인되는 형태로 이뤄진다.

삼례공고는 1977년부터 명칭을 쓴 이후 43년 만에, 장계공고는 1992년 이후 28년 만에 각각 이름을 바꾸는 셈이다.

두 학교가 명칭을 바꾸면서 도내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 일반고에 전문학과를 설치한 직업계교 21곳 중 순수하게 농·공·상고 명칭을 쓰고 있는 직업계교는 단 4곳으로 줄게 됐다. 군산상고와 전주공고, 진안공고, 이리공고 등이다. 농고 명칭은 이미 사라졌다.

학교 명칭 변경은 1997년부터 시작됐다. 대안학고와 특성화고가 생겨나면서 명칭 변경이 잇따랐고, 전국적으로도 기존 공고와 농고, 상고 명칭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학교명칭 변경을 하는 과정에서 역사와 전통을 중요시한다는 동창회에서의 반발이나 거부도 만만치 않은 실정이지만, 이 같은 추세라면 조만간 공고와 농고, 상고 명칭은 기록에만 존재할 가능성이 커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직업군과 진로가 다양화되면서 직업계교 학교들이 교육과정을 늘리고 학생들을 모으면서 계열의 벽이 무너지고 명칭도 바뀌는 추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