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격상됨에 따라 전북지역 내 문화·종교계에도 큰 폭풍이 일고 있다. 많은 대중이 모이는 공연과 행사는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됐으며 각종 축제 준비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종교계에서도 한뜻으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매주 정기적으로 많은 인원이 모이는 자리를 잠정 중단하고, 라디오와 TV, 인터넷 방송으로 각 가정내에서 종교활동을 이어가는 등 대안을 내놓고 있다.
취소·중단·연기…문화계엔 찬바람 쌩쌩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내 주요 공연장에서 2~3월 중 열릴 예정이었던 공연도 모두 연기·취소를 결정했다.
가장 큰 규모의 공연장인 모악당에서는 25~26일 개최 예정이었던 ‘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공연을 취소했으며 이달 말과 내달 초 열기로 했던 공연을 각각 7월과 8월로 연기했다.
3월 연지홀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전주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는 7월로 미뤘다. 전북의사회 정기연주회, 전북의대 관현악단 정기연주회도 줄줄이 일정을 변경했다.
국제회의장에서 전주시립합창단 주최로 선보일 예정이었던 ‘제37회 한국합창심포지움’은 2월에서 7월로 날짜를 옮겼다.
국립전주박물관은 소독·방역 작업을 위해 25일부터 임시휴관을 한다고 24일 공지했다. 박물관 전체 관람을 금지하며 각종 교육프로그램과 문화행사를 모두 연기하기로 했다.
앞서 어린이박물관과 영유아체험공간의 단체 관람 예약을 금지한 이후 박물관 전체로 대응을 확대한 것이다.
군산예술의전당은 지난 17일 재개했던 공연 및 전시를 일주일 만인 24일부터 또 다시 잠정 중단키로 했다.
전주영화제작소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과 자료열람실을 휴관하기로 결정했다.
“위기 극복 함께” 종교행사도 대폭 축소
천주교 전주교구는 24일 사제평의회를 소집해 오는 3월 11일까지 모든 미사를 중지한다는 긴급 추가지침을 내렸다.
이날 전주교구는 각 성당에 주일 미사는 가정 내 묵주기도, 성경봉독, 선행 등으로 대체하고 본당 내 모든 교육과 행사, 각종 단체 모임도 중단할 것을 공지했다.
성당 입구에는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개인적으로 기도와 성체조배 등을 위해 성당을 방문할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했다. 각 성당에서 진행하던 혼인·장례미사 또한 본당 신부 재량으로 하되 예식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한병성 천주교 전주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 회장은 “최근 서신동 성당에서는 미사 참여 인원이 평상시의 5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었고, 성가와 성수 의식을 생략하는 등 최대한 간략하게 진행해왔다”면서 “종교계에서도 앞장서서 빨리 이 사태를 수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전북기독교연합회는 코로나19가 심각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상황을 지켜보고 오는 3월 7일까지는 주일 오전예배만 하도록 조치했다.
전주 금암동에 위치한 안디옥교회는 인터넷 설교로 주일 예배를 대체할 계획이다.
기독여성들의 공동체 전주YWCA의 이정선 회장도 교회의 분위기에 대해 “지난 23일에는 매주 진행하던 오후 예배와 점심식사를 없애고 오전 예배만 간단히 했다”면서 “지역사회 안정을 위해 이번 사태가 진정될 ㅤ때까지는 수요예배나 새벽예배도 진행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주 평화동의 한 교회에 다니는 시민은 “신천지에서 각 교회로 사람들을 보내겠다는 루머가 돌면서 교회에서도 긴장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코로나19와 신천지 사태가 가져온 폭풍에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23일 전국 사찰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관련 2차 긴급지침을 내리고 24일 초하루법회를 비롯한 모든 행사와 모임을 전면 취소할 것을 권고했다.
사찰 상주 대중을 위해 마스크, 손 세정제, 체온계 등을 구비하고 주요 시설과 공간에 소독을 강화하는 등 위생 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원불교 전북교구는 23일 교구내 모든 교당에서 법회를 휴회하고 그 대안으로 WBS 원음방송을 TV를 시청하거나 라디오를 청취하는 것을 권장했다. 이에 WBS 원음방송은 일요법회를 대체하기 위해 기존 라디오방송에서 TV 방송을 추가편성했다.
김도영 원불교 전북교구 사무국장은 “전북지역에서는 23일 법회를 모두 휴회했으며 전북지역 원불교 회장단 200여명이 모이는 대규모 행사도 취소했다”면서 “익산 중앙총부에서도 매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각 교구에 관련 지침을 내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