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비전 동행 취재기] (하) 밤바 스쿨업(School-Up) 사업

아프리카 케냐 밤바 사업장을 방문한 월드비전 전북본부가 주민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케냐 밤바지역 상당수 마을이 절대 빈곤층에 속한다. 월드비전은 이 지역 주민들이 가난의 악순환을 벗어날 수 있도록 아이들 교육과 경제활동 인구를 증가시키는 여러 활동을 펼쳤다.

특히 교육 사업은 아이들에게 단순히 학업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올바른 육아 그리고 보건 등에 대해서도 진행하고 있다.

월드비전 전북본부는 올해부터 3년에 걸쳐 밤바 지역에 아이들 교육을 통해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스쿨업(School-Up)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화장실 등 위생시설 부족, 맨땅에 앉아 공부하는 아이들

열악한 환경속에서 교육 받는 케냐 밤바지역 학생들.

케냐 밤바지역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교실 1개당 학생 수용 인원이 83명에 이른다.

또 교사 수가 부족하고 능력도 문제다. 지역 내 은디기리아 학교만 보더라도 교사 대 학생 비율이 1대 50으로 교사 1명당 50명의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었다. 교사들도 가난으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면서 질 높은 교육이 진행되지 못한다.

게다가 교과서 부족도 문제이다. 교과서 1권을 가지고 학생들 20에서 30명이 공유하면서 학업을 이어간다.

학교에 온 아이들은 앉을 곳이 없어 맨바닥에 앉아서 수업을 듣기도 했으며, 일부 학생들은 자리에 앉기 위해 아침 7시에 등교하기도 했다. 이렇게 자리를 차지하더라도 학생 2명에서 3명이 함께 앉아야 했다.

한 아이는 “이렇게 앉아도 밥도 먹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학교에 오는 것이 좋다”며 “공부하는 것도 즐겁고 열심히 공부해 졸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의 제일 큰 문제는 식수 조달이다.

사람이 하루 평균 생활하는 데 필요한 물이 15ℓ라고 가정했을 때 미도이나 학교가 보유하고 있는 식수탱크 1기로는 690명의 아이들을 수용하기 어렵다.

화장실 등과 같은 위생시설도 부족하다. 아이들과 지역민들은 풀숲이 화장실이 되는 것이 일상이고 이러한 위생 문제로 설사와 같은 수인성 질병에 걸리는 일이 반복된다.

이러한 아이들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자 월드비전 전북지역본부는 전북도교육청과 각 학교에서 모은 ‘사랑의 빵 동전 모으기 캠페인’을 통해 올해부터 2023년까지 대상 2개의 학교에 각각 1개동의 학교 건물과 독서실, 기숙사 등을 신축하고 각종 위생시설과 부족했던 학교 시설물들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교사들에게도 교육법 훈련 등을 통해 교사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질라(Jila) 마을 보건소

질라(Jila) 마을 보건소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중인 주민들.

밤바지역의 큰 문제 중 하나는 임신과 조혼, 잘못된 육아다. 산모 대부분이 20대 초반이고, 10대도 많다.

또 출산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도 문제다. 병원과 보건소와 같은 의료기관이 부족해 산모들은 흙 바닥에서 출산하는 것이 부지기수란다.

출산을 해도 산모가 제대로 된 산후조리를 받지 못해 산모 110여명이 매일 죽기도 한다.

특히 미신에 의한 육아는 아이를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한 산모는 “그동안 전통에 따라 생후 3일간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면 안됐다”며 “아기에게 먹일 수 있는 것은 소금물과 죽을 섞은 음식이고 아기가 울면 계속 먹이면 된다고 배웠다”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밤바 지역의 열악한 산모와 아이들의 보건과 영향을 해결하고자 지역 보건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그중 지난 2016년도부터 운영되고 있는 밤바 지역 내 질라(Jila) 마을 보건소는 현재까지 약 8361명에 대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건소는 단순히 거주민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마을 공동체를 운영해 주민들 스스로가 서로를 보호하고 돌보게 만들고 있다.

22명의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마을 공동체는 보건소에서 받은 보건 정보를 통해 자신들의 마을에 간단한 의료 지식을 제공한다.

또 이들은 마을에서 영유아의 영향을 책임자로 지정돼 영유아 보건을 책임지고도 있다.

질라 보건소 관계자는 “이들 자원봉사 한 명이 200여명의 산모와 아이들에게 수혜를 제공하고 있다”며 “특히 기존의 잘못된 정보로 인해 신생아들이 영향 결핍에 시달렸지만 이제는 모유 수유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면서 올바른 육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킬리피(Kilifi) 마을 공동체

월드비전 전북지역본부 직원이 후원 아동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밤바의 킬리피 마을은 여성들이 쉽게 성폭력에 노출돼 있다.

남성들은 여아들에게 약간의 돈 또는 교복을 사주는 조건으로 성매매를 요구하고 이에 아이들은 제대로 된 피임도 하지 못한 채 성관계를 한다.

일부 아이들은 성폭행을 당하기도 하는데 대부분의 가해자는 이웃과 학교 교우들이라고 한다.

이러한 높은 성범죄에도 경찰은 오히려 피해자를 탓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결국 참다 못한 지역 여성들이 공동체를 만들어 여성 구제에 나섰고 월드비전은 이들 여성 단체가 활동할 수 있게 보조적인 역할을 함께 하고 있다.

킬리피 마을 여성 공동체 관계자는 “2018년도까지 1만 7000여명의 여성을 임산으로부터 보호하고 예방을 진행했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 교육하고 남성에게도 성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다. 월드비전의 도움은 우리가 여성으로서 스스로를 지키고 마을을 더욱 사랑하게 만들어 준다”고 강조했다.

이날 3년 전 17살이라는 나이로 성폭력을 당해 쌍둥이 아기를 출산한 소녀의 이야기는 참석한 교장 선생님들의 눈시울을 붉히게도 만들었다.

소녀는 “아기가 하루빨리 크길 바란다”며 “아기가 어느 정도 자라면 학교로 돌아가 미용을 공부해 아기와 가족들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끝>

 

△ 월드비전 전북지역본부 김동혁 팀장 “우리가 생각했을 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큰 힘이 됩니다”

김동혁 팀장

“우리가 나눴을 때 어려운 사람에게는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월드비전 전북지역본부 김동혁 팀장은 이번 케냐 방문이 그동안 방문했던 곳보다 더 열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8개 정도의 국가를 다니면서 사업을 진행했는데 이번 케냐는 그동안 방문했던 곳보다 더 열악했던 것 같다”며 “물론 지역마다 가난 정도는 다르겠지만 그곳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들은 다 비슷한 것 같다. 특히 가난과 열악한 교육 인프라는 가난을 재생산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그동안 사랑의 빵 동전 모으기 캠페인으로 도내 많은 학교들이 참여해 라오스, 미얀마, 우간다, 베트남 등 많은 아이들과 마을을 가난으로부터 구제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점차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후원금과 모금액 등이 부족해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이번 아프리카 사업이 월드비전 전북지역본부가 15년 만에 재개한 사업인 만큼 열악한 아이들을 구제하기 위해서라도 도민들의 많은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혁 팀장은 “모금된 성금이 어려운 아이들과 마을의 적재적소에 쓰여 큰 성과가 나타나는 일련의 것들을 지켜보면서 정말 우리가 생각했을 때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그들에게는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알 수 있었다”며 “기부금들이 월드비전 자체 관리 및 감사체계와 행정안전부 감사 등 여러 단계에 걸쳐 기부금의 사용 및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믿고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케냐 밤바=엄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