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진흥금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안도 문학평론가

지난달 28일 문진금 대상자 발표 후 항의성 전화를 많이 받았다. 전북문화관광재단에서 매년 공모하는 <지역문화 예술육성 지원사업> 에 금년에도 문학 분야는 총187건이 접수되었다. 이를 2월 초 심사위원 5명이 2일간 서류전형 및 일부 면접을 통해 심사를 했다. 심사 주안점은 △예술의 수월성, △계획의 충실설과 타당성, △주체의 실행역량, △기여도를 기준으로 했으며 형평성을 고려하여 군 단위의 가산점과 최초 지원자나 단체에는 가산점이 부여되었다.

공정성을 위해 개인과 단체를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기준을 요구받았다. 따라서 심사위원들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신청서를 면밀히 들여다보았다. 하지만 문예진흥 취지에 부합한 신청자가 일부 있었고, 신청 작품의 예술적 수준과 해당 분야의 기여도, 파급 효과 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는 것이 공통된 평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필자는 개인과 단체를 동일한 기준에 둔다는 점에 이의를 제기하며 방안을 제시했었다. 즉 전북문협, 전북작가회, 각 시군 문인협회와 장르를 대표하는 협회(시, 수필, 소설, 아동문학 등)은 반드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심사결과 개인은 128명이 신청해 74명 선정 54명이 탈락했으며, 단체는 59단체 중 22단체 선정 37단체가 탈락을 했다.

필자는 이 시점에 미래 신청자들을 위해서 몇 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필자는 10년 만에 문진금 심사를 했는데 5명의 심사위원들이 모두 낯설었다. 문단에 40년 몸담았는데 겨우 1명만 수인사 할 정도였다. 심사기간 동안 핸드폰도 통제를 했고, 채점이 바로 전산으로 입력되었다. 그리고 심사위원 마다 1/5의 지분만 반영되었으므로 어느 한 사람에 의한 선정과 탈락은 있을 수 없었음을 명백히 밝혀둔다. 예전처럼 서로 의견을 전혀 나눌 수 없었다.

필자를 제외한 모든 심사위원들은 지원자나 단체에 대해 생소했다. 그래서 제출한 서류에 평가를 의존했다. 특히 ‘발간예정작품’이 심사위원들에게는 예술적 수월성, 계획의 충실성과 타당성 평가기준의 핵심이 되었다. 이에 따라 예정 작품의 미제출이나 소홀한 내용 때문에 가산점을 받고도 많은 지원자가 탈락 되었다. 이번을 계기로 필수자료에 충실을 기하기 바란다.

또한 그동안 ‘나눠주기식 예산 배분’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진흥금 배분이 탈바꿈 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다. 특히 심사위원들의 구성이 달라졌다. 따라서 앞으로는 작품성을 담보하지 않는 개인과 단체들은 연례행사처럼 지원신청을 하면 탈락은 계속 될 것은 자명하다.

전북에는 60여개의 단체들이 난무하고 있다. 지도교수를 따라 또는 복지관 등 장소에 따라 생긴 것들이 주류다. 그리고 단체 거의가 별다른 특색없이 표지만 다를 뿐 똑 같은 동인지를 낸다. 그런데도 몇 단체는 지금까지 심사위원 잘 만나 지원을 받아오다 금년에는 새로운 심사위원들의 서류심사평가에서 많이 탈락 되었다. 앞으로도 이런 상황은 계속 될 것이다.

끝으로 필자도 28일 발표를 보고서야 결과를 알았다. 필자가 지도교수로 있는 단체도 탈락됐으며 필자의 제자들도 탈락자가 많았음을 밝혀 둔다. 아울러 양보할 수 있는 겸양도 요구된다. 필자는 등단 40년째지만 지금까지 단 3회 진흥금을 받았다. 또한 탈락의 요인을 심사위원들에게서만 찾지 말고 다른 단체나 개인보다 좀 더 특색 있고 알차게 개선하려는 의식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변화하는 심사에서 살아남을 것이다.

/안도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