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법’ 다시 법사위 문턱서 좌절되나?

4일 열릴 예정이던 법사위 제2소위 개회 보류
탄소법 통과 장담하던 정치권 사실상 방해 행위
민생당 채이배 "탄소법 단독건으로 처리 안 돼" 주장
민주당 등 다른 의원들 침묵, 이달 17일 마지막 기회

국회의사당 전경. 전북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하고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삼았던 ‘탄소법’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에서 또 다시 좌초될 위기에 놓여졌다.

4일 ‘탄소소재 융복합기술 개발 및 기반조성 지원에 관한 법률’ 처리를 위해 열리기로 했던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 제2소위가 민주당을 포함한 일부 의원들의 입김에 가로막혀 개회조차 하지 못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 예정됐던 법사위 제2소위는 탄소법 단일처리에 불만을 가진 일부의원들의 반대로 개회가 보류됐다.

전북 군산 출신인 민생당 간사 채이배 의원(비례대표)은 “탄소법만 처리하기 위해 법사위 제2소위가 열리는 건 원칙과 절차에 맞지 않는다”며 이날 법안 처리에 반대 입장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반대 기류를 보였던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탄소법 단일처리에 힘을 실어줬고, 탄소법 통과를 장담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결국 탄소법 통과는 다음 법사위 회의로 미뤄졌다.

채이배 의원은 이날 전북일보와 통화에서 “우리 당(민생당)에 전북출신 의원들도 많기 때문에 저 역시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으로 탄소법을 반대해서 다음에 법사위를 열자고 한 것이 아니다” 며 “다만 탄소법만 올리기 보다 절차를 지켜 다른 법안과 함께 다음번에 통과시키자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지난 법사위 법안소위에서 탄소법 계류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던 여당 간사 송기헌 의원(강원 원주을)은 미온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 역시 “채 의원의 주장과 같이 탄소법 한 가지만 처리하기 어려워서 다음 본 회의 때 이를 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 주장과는 달리 법안심사 제2소위 보류에 이어 정작 다음 회의 일정조차 잡지 못했다.

이와 관련 미래한국당 정운천(전주을) 의원은 “탄소법 육성의 핵심은 바로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의 설립” 이라며 “탄소법 하나 올리는 것 가지고 시시비비를 가리다 상황이 악화됐지만. 탄소산업 진흥원 설립 근거법안 통과가 나의 마지막 임무라는 각오로 다음 본회의 때 반드시 통과 시킬 것” 이라고 밝혔다.

한편 탄소법 통과의 마지막 기회는 20대 임시국회가 끝나는 이달 17일이 될 전망이다.

/김세희·김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