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몸 깎으며 하늘벽을 오르는 별은
오래 반짝이지만
제 몸 다 지니고
사다리를 타고 오르는 별은
떨어져 돌이 되었다
나는 세상을 걸으며
강변에 왜 그렇게 돌이 많은지 다시 알았다
△ 이 시를 읽었을 뿐인데 천변에 깔린 돌을 밟으니 소리가 들린다. 놀랍다. 놀라운 상상력이다. 몸을 낮추면 돌이 하늘에서 왜 떨어졌는지가 보인다. 화자는 “사다리를 타고 오르는 별”이었다고, “하늘벽을 오르는 별”은 제 몸을 깎는 고통이 있었다고 내 마음을 붙잡고 호소한다. 용케도 선거철이면 돌은 서로에게 부딪히며 말을 세상에 내놓는다. 소음이 아니기를 바란다. 오래 반짝이는 별이 하늘의 주인공이다.
단 몇 행의 시어로 ‘돌’을 직조해내는 시인에게 따뜻한 봄꽃을 보낸다. /이소애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