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쇼크, 문화예술계도 ‘온라인’ (상) 현상] 콘택트? 언택트! 공연·전시, 변화 바람

수도권 문화예술단체, 인터넷 생중계 등 활로 모색
전북은 비대면 온라인 문화·예술콘텐츠 개발 미흡

코로나19 쇼크가 장기화되고 무거운 전망이 쏟아져나오는 가운데, 전국 문화예술단체들이 ‘온라인 콘텐츠’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각종 공연·전시 등이 ‘올 스톱’되면서 생계위협을 받고 있는 문화예술인을 응원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위축된 주민 문화향유의 기회를 넓히기 위한 자구책이다.

어떤 활용 사례가 있고, 왜 문화예술 분야 온라인 콘텐츠 개발이 필요한지. 또 온라인 콘텐츠 개발을 위한 필요조건, 어려움은 무엇인지 현상과 대안으로 나눠 두 차례 짚어본다.

 

서울시향 공연 유튜브 중계 캡처 화면.

 

돌파구는 ‘언택트’… 안방 공연·전시 잇따라

지난 1월 20일 국내 1번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17일 오후 4시 9분 현재 국내에서만 확진 환자는 8320명, 사망자는 83명에 이르는 상황.

이러한 코로나19 비상 사태와 맞물려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언택트(un-tact, un + contact, 비대면)’ 다.

‘언택트’란 ‘접촉(contact)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 의사소통으로, 지난 2018년 소비 트렌드로 꼽히기도 했던 경제분야 용어다.

코로나19가 바꾼 생활상, 언택트는 문화예술분야에서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연극·연주회 등 공연분야에서는 온라인 무관중 생중계가 이어지고 있고, 박물관·미술관은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 미술관’을 운영하거나, 동영상 플랫폼을 이용한 영상 서비스를 하고 있다.

실제 서울시립교향악단 지난 13일 ‘서울시향 온라인 콘서트 - 영웅’을 SNS와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생중계했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국민 모두가 ‘영웅’이라는 메시지를 담아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이 연주돼 의미를 더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은 지난 12일 경기도립극단의 연극 ‘브라보, 엄사장’을 무관중 온라인 생중계한 데 이어, 경기필하모닉, 경기팝스앙상블, 경기도립국악단, 경기도립무용단의 공연이 31일까지 각각 안방 관객을 찾을 예정이다. 총 5회 진행되는 이번 공연에는 ‘위기 극복’과 ‘위로’의 의미가 담겼다.

서울 세종문화회관도 오는 31일 서울시오페라단의 ‘세비야의 이발사’ 를 시작으로 4월까지 자체 기획공연을 온라인 생중계로 대체할 계획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전시 감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학예사가 직접 전시장을 둘러보며 작품을 소개한다.

국립중앙박물관도 홈페이지를 개편, 주요 전시를 가상현실과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는 온라인 전시관을 열었다.

 

‘국민 절반’ 영상플랫폼 이용하는데, 전북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연·미술계에 ‘언택트’ 바람이 불고 있지만, 전북 문화예술계는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오프라인 전시 등이 진행되고 있거나 예정이지만,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활용하는 사례는 드문 상황. 게다가 일부 예술단체는 모바일 전용 홈페이지를 구축하지 못했거나 관리마저 부실해 폐쇄된 곳도 있는 실정이다.

전북도립국악원은 현재 모바일을 통한 도민 문화 소통 강화에 중점을 두고 홈페이지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카메라 장비 등 시스템을 갖추지 못해, 온라인을 통한 공연 중계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북도립미술관은 ‘지용출 판화전’ 등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고, 전라북도콘텐츠진흥원과 협업해 소장품을 영상미디어로 만날 수 있는 ‘세라피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역 연극계는 온라인 생중계에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연극의 3대 요소인 관객이 빠진다면 현장감을 잃고 감동이 반감될뿐더러, 감염 우려도 커 연습도 어렵다는 설명이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창작극회는 이달 신입단원 발표 무대를 SNS를 통해 생중계한 바 있다.

익산문화관광재단은 지난 12일부터 ‘언택트 문화예술활동’을 돕기 위해 아동 대상 ‘백제왕도 익산 매직큐브’를, 시민 대상 ‘지역스토리텔링’ 책자를 선착순으로 제공하고 있다. 언택트 흐름을 반영한 발 빠른 조치다.

한편 한국언론진흥재단 ‘2019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이용률이 47.1%에 이른다. 코로나19 비상 상황이 아니더라도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하고 활용해야 할 지 고민이 필요한 지점이다.